시詩 -들장미, 로사 카니나 정복선 야생의 숲은 동쪽 끝에 잠들고 수백만 년간 지켜 온 연분홍 말간 미소는 장미 연금술사의 손에서 조작된 기호로 변해 버렸다 가시넌출로 무작무작 뻗어 가는 그 원형질의 향기와 말씀 누가 먼저 원초적 힘을 버렸나 진화의 항해를 떠나며 해마다 변화무쌍한 모르는 얼굴들이 되어서야 내 탓, 네 탓 모두의 탓 몰록, 마법의 잠에서 깨어나 순정한 눈 뜰 수 있을까 들끓는 색채의 섬광을 벗는 순간,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차마 부르지도 못한 이름 무엇이 내게로 와서 꽃이 되었나 울타리 밖엔 언제나 돌풍, 피할 수 없는 행려行旅뿐 영혼을 가두지 못한 몸에 안 맞는 옷을 입은 채 누항陋港 골목길을 겁 없이 다녔다 잘 가꾸어진 여름정원은 이르지 못할 그림이겠지 그땐 이름을 부를 엄두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