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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장의 시간-엄태지 시집

풍장의 시간엄태지경로당 봄볕 아래 자전거 한 대 삭아가네안장 없는 안장에넝쿨 풀 무성하게 올라앉아 있네한때는 굴곡도 가뿐 사뿐 넘었을 거야무소의 뿔처럼바람을 가르던 푸른 질주사이로 조금씩 뼈대들은 조금씩 어긋났겠지망가진 뒤에야 주저앉게 되는 관절들처럼바퀴는 멈췄을 거야속력을 잃은 저 붉은 녹근육페달 없는 페달에 바퀴 없는 바퀴가 굴러가네차르르 바람 물결시나브로 바람으로 돌아가는 풍장의 시간풀들이 붉은 핸들을 잡네뿌리로 내리는 풀빛 종소리바퀴를 버린 자전거를 풀들은 어디로 끌고 가는 것일까만장처럼 휘날리는 붉고 흰 꽃 무리속도를 얻은 자전거 한 대가빠르게 삭아가네 붉게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진다는 말진다, 이 말 참 좋다별이 지고 꽃이 지고 계절이 진다는 말오늘 지인의 아버님이 돌아가셨다는 부고가 왔다..

괄호 열고 괄호 닫고 그리고-정용채 시집

꽃눈은 아리다정용채수십만 개의 꽃눈을 달고 나를 바라본다꽃눈으로 들어간 어떤 이가 자꾸 빠져나오려 애를 쓴다저마다 눈 속에 누굴 담고 있길래저리 그리운 몸짓으로 부풀어 오르나내가 꽃눈 속으로 비집고 들어가자꽃가루, 그리움으로 날린다눈 속으로 충혈된 꽃눈이 들어온다사물은 죄다 눈으로 들어오기 마련이지만그래도 꽃눈은 아리다연분홍 꽃잎이 나풀거리며 피어난 봄날수십만 개의 눈동자가 일제히 날 쏘아볼 테지대체 그때는어디다 눈을 둬야 너하고만 나누는 눈짓이 될까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마스크희거나 검거나 둘 중의 하나자꾸 두꺼워지는 얼굴이 두려워반은 가리기로 했네어차피 다 드러내도절반도 드러나지 않는 속내반쯤 가린다고 해서 문제 될 건 없지그래도 다행이야진실이 녹아있는 눈은아직 가리지 않잖아지금은 두 귀를 오므려..

카테고리 없음 2026.09.27

G독해-송뽈강 시집

그 오두막에 불 냄새 나는 장미가 산다-G가 어느 여름밤에 꾼 꿈송뽈강 그곳에 발화하는 색이 있다닫힌 문 열고 화들짝 나오는 모양 피어나라고성냥이 송이 그어댄다.순간 되살아난 것촛불이 은근히 몸을 떤다태양의 것처럼 한꺼번에 보여주는 눈빛보다달의 것처럼 은근하게 지긋이 번지는 체온이 진하고깊게 달아오르는 불이라고 속살거려대며 말이다그때 마구 뿜어져 나오는 신열로 인해불이 나면, 그 발화를 안고 색은 꽃 속으로 뛰어든다순간순간이 후끈거린다 이 모진 뜨거움에 짓눌려몸쳐누워도 이건 몸져누운 게 아니라이글거려대는 거라고 더욱이 체온이 붉어진다읊조려대는 입술마저 태울 지경 시붉다저 짙고도 짙은 광야 속 한 뙈기 송이는 타는 촛불심지에서 유래한 가시와 만개한 달의 원주따라 자라난 덩굴로 엮어 지은 오두막그곳에 꼭꼭 ..

카테고리 없음 2026.09.26

전달의 기술-정지윤 동시집

당당한 향기정지윤보도블록 사이에피어난 작은 꽃 한 송이누가 밟으면 어떡하지?사람들이 지나갈 때마다아슬아슬해어쩌다가 여기에 피었니?옮겨 줄 수도 없는데...자나가던 아이 하나쪼그리고 앉아 말을 걸어괜찮아 당당하게 피어 있으니사람들이 다 피해 가잖아!꽃이 피면 꽃길이 되는 거야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나도 궁금해너는 꿈이 뭐야?뭐가 되고 싶어?제발, 물어보지 마세요엄마 아빠는꿈이 뭐예요?뭐가 되고 싶어요?저도 묻고 싶어요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알고리즘 탐험대나에 대해어디까지 알고 있을까?엄마보다 아빠보다나를 더 잘 아는알고리즘너를 알고 싶어내 손가락들은 오늘도컴퓨터에 붙어 있어요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시인이란 어쩌면 우리가 없다고 치부하는 것들에서 간절한 있음을 발견해 내는 사람이 아닐까. 정지윤의..

카테고리 없음 2026.09.25

대학로 연극-옥상밭 고추는 왜?

서울문화대단 대학로 극장 쿼드에서 "옥상밭 고추는 왜" 연극을 보았다. 서울 나도 작가 현장 수업으로 단체관람한 연극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다세대 주탁 도시민들의 일상과 사회적 현실과 갈등을 담아내고 있다.다양한 현실의 문제를 생각나게 하고, 바로 내가 매일 만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내 삶의 존재이유와 공동체로 살아가는 이웃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돌아보게 하는 연극이다.

카테고리 없음 2026.09.24

대한민국 독서대전-김유정문학촌

춘천 김유정문학촌에서 열리는 독서대전에 다녀왔다. 책을 읽고 체험도 하고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책에 사인을 받으면서 다양한 소통을 할 수 있는 자리였다. 수 십개의 출판사가 전시에 참여를 하고 푸드트럭도 나와서 신나게 관람하다가 허기가 지면 간식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재미있는 공연과 그림책 낭독도 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그런데 서울에서 내려온 대형 출판사들이 주무대를 점령하고 지역출판사나 문학단체의 참여 프로그램은 구석으로 밀어내거나 주무대가 아닌 길건너로 밀어내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 들어서 뒷맛이 씁쓸했다.날씨가 더워서 조립식 부스가 설치되고 쾌적한 환경에서 오랫동안 책을 읽고 편안하게 감상하며 놀다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는데 그늘도 없고, 쉴 곳도 없고 오직 책을 ..

카테고리 없음 2026.09.23

단풍잎 별도장 꾹!-박영숙 동시집

비 오는 닐박영숙비닐우산에 ...톡톡톡톡톡톡......투둑투둑투둑...두드리는 빗방울 소리논에...엉엉엉엉엉엉......앵앵앵앵앵앵...진동하는 개구리 소리날, 삼켜버렸네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산 그림자강을 건너요물살이 살랑살랑 우리 등을 밀어줘요장난꾸러기 수상스키물보라 뿜으며도망가요우린 손을 더 꼭 잡고천천히 천천히 강을 건너요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동백꽃이 웃겼다돌하르방 모자 위동백꽃 한 송이살포시 내려오니돌하르방 입귀까지 활짝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 동시집에 수록된 작품들은 상상력에서만 머물지 않고 생명존중, 가족 사랑, 우정과 공감, 성장과 희망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품고 있다.읽는 동안 독자는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다시 바라보게 되고, 평범한 일상에도 아름다움과 이야기가 숨어 있음을 ..

카테고리 없음 2026.09.22

혼불문학관에 다녀와서

혼불문학관에 다녀왔다. 모모에게 말걸기 작은 도서관 임모모 관장님의 초대로 오래 두 번째 남원행은 새벽부터 서둘러야했다.6시10분 만종역에서 서울역으로 향하는 케이티엑스 첫차를 타려는 사람들은 이른 시간인데도 역사안이 북적거렸다.한 시간 반만에 서울역에 도착해 용산역까지는 전철로 이동해 여수엑스포행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라면을 먹고, 8시40분 기차에 몸을 실었다.아침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지는 호남들녘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두 시간 십 분만에 남원역에 도착해 마중나온 임모모 관장님의 차로 한적한 산자락에 자리잡은 혼불문학관에 도착해 잔찬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겼다.최명희 작가의 뜨거운 열정이 담겨있는 장편소설 "혼불"의 현장을 찾아가는 일은 설레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전주교육대학교 국어교육과 학..

카테고리 없음 2026.09.19

김귀자 개인전 라메르갤러리에서

시인 아동문학가 시낭송가 동화구연가이자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귀자 작가의 개인전이 서울 인사동 라메르 갤러리에서 오픈했다. 오는 22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삶의 여정을 따라"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수묵담채화와 아크릴화로 전시되고 있다.바람 부는 대로 갈대가 움직이고, 등불을 띄우다로 연꽃이 피어난다. 겨울, 봄을 품다는 설중매의 꽃길을 보여준다. 그리움, 기다림, 열정 등 다양한 숨결들이 마음을 붙잡는 그림이 가을의 표정ㅈ을 빛나게 하고 있다.

카테고리 없음 2026.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