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의 둘레 이송희 내 울음의 뿌리가 어디인지 알았지 지하 방은 좁고 깊어 무엇도 닿지 않아 그림 속 낡은 둘레가 깃발처럼 펄럭인다 색이 번진 표정은 도무지 알 수 없어 맨 먼저 닿은 언어를 빵 속에 섞는다 거울엔 조각난 내가 맞춰지는 중이야 중심이 된다는 건 외로운 일이지 왜 나는 흩어지면서 내면을 겉도는 걸까 모르는 울음의 거처를 내게 다시 묻는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비의 감정 당신은 무식하게 폭언을 쏟아낸다 말 한마디 건넬 틈 없이 문 앞에 붙인 독촉장처럼 언제나 사선으로만 뒤통수를 내리친다 송두리째 쓸고 갈 듯 밀려오는 소리들 기다란 벽에 붙여 당신을 피해 다닌다 금 간 벽 틈새로 들어오는 매서운 통보들 수장한 꿈들은 어디로 쓸려 가는지 누구도 찾을 수 없는 유서가 떠돈다 오가던 길이 잘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