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로 읽는 '한국문학사 1-고전문학편'을 읽었다.
한국작가회의 소설분과 위원회에서 만든 이 책은 유시연, 은미희, 엄광용, 정라헬. 정수남, 마린, 김민주, 하아무, 채희문 소설가가 참여하여 중단편 소설로 집필한 책이다. 한국사 속에서 치열한 삶을 살아야 했던 인물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구성한 고전문학사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작업이라 평가할 만하다.
최치원-유시연, 이규보-은미희, 김시습-엄광용, 허균-정라헬, 정철-정수남, 윤선도-마린, 김만중-김민주, 박지원-하아무, 김삿갓-채희문 작가가 참여하여 역사 속 인물들을 인어의 집에 초대해 그들의 삶과 사상을 탄탄한 문장으로 형상화 했다.
이 책의 말미에는 한국고전문학사 연표가 수록되어 C2333년 단군 왕검이 고전을 건국한 건국 신화부터 BC4세기경 한반도 남부에 진국을 설립하고 BC238년경 부여를 건국하여 음력 12월에는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국중대회를 열어 먹고 마시고 춤추는 영고를 즐겼다는 기록등 다양한 역사의 흔적들과 주요 인물들의 연대기를 선보이고 있다.
9명의 작가가 선보이는 역사속 인물들의 이야기는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소설가들의 상상력을 빌려 사실적인 필체와 구성으로 작품 속 인물들에게 감정이입이 되어 현대와 고대라는 서사를 생각하며 읽는 재미와 함께 역사 속 인물을 현실로 소환하에 대화를 나누는 기쁨을 누리게 한다.
추야우중秋夜雨中
가을바람에 괴롭게도 읊고 있건만
세상에는 알아주는 이 없네
깊은 밤 창밖에는 비가 내리고
등불 아랜 만 리 먼 길 외로운 마음
나은이 이 시를 들으면 소미연을 열겠다고 할 텐데 ... 치원은 쓸쓸하게 웃었다. 치원보다 십 년 연배가 높은 두순학 시인도 치원의 시를 보면 답가한다고 할 터였다. 낙엽 지고 비 오는 가을밤 치원은 벗들을 생각하며 우수에 젖었다. 사위는 고요하고 어둠은 깊어져 갔다. 새벽 범종 소리가 울릴 즈음 치원은 겨우 눈을 붙였다. -본문 57쪽 중에서
이 책을 통해 시대를 초월한 역사 속 인물들과 조우하고, 그들의 생애와 파란만장한 역정, 인간적인 고민과 사건들을 되짚어 나가는 여정을 9명의 작가들의 서로 다른 시선을 통해 만나는 흥미로운 여정이 될 것이다.
도서출판 서연바람 간, 16,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