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타 블랙 황정산 튜브를 건너지 못하는 파동이거나 입자이거나 구김이 없으니 얼굴이 없다 빛난 적 없으니 색깔도 없다 동사로 존재했을 이름은 움직임을 잃고 부사로 남고 부끄러운 서명은 지워지고 두려운 음각의 흔적마다 사라졌다 옐로우는 마젠타와 함께 잘 구운 살갗을 만들고 시인은 옐로우와 섞여 휴식을 가장하지만 짜장면이 자장을 지우지 못하듯 잉여가 잉여를 없애지 못하고 이름은 이름을 대신하지 못한다 구멍이 구멍이 아니어도 모래는 모래가 아닌 모래가 하나도 없다 바람이 호명하고 풀잎이 지명하는 완벽한 블랙리스트 우리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바지랑대의 하루 젖은 것들을 붙잡고도 슬프지 않았다 외줄 위에는 쉬이 이슬도 말랐다 죽은 아이의 머리칼을 물고 물길을 헤집어도 노엽지 않았다 물속에 길은 없었다 날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