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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시 제22호 출간

푸른시 제23호가 출간되었다. 통권22호로 출간된 푸른시 동인 무크지는 동인작품손창기 김말화 김성찬 김동현 조혜경 김우전 조현명 오호영 김선옥의 신작시와 특집시인 복효근 시인의 새의 위안 외12편, 지역 초대 동인 시#의 김루 김뱅상 김순옥 김익경 오유근 이현 시인의 신작시도 수록되어 눈길을 끈다. 임재정 시인의 권두시론, 김권동의 동인작품 해설 "둘둘, 오리와 놀다"가 수록되었다. 손창기의 플로랜스의 눈 외6편, 김말화의 나비물 외7편, 김성찬의 내항의 저녁이 외7편, 김동현의 합선가 외7편, 조혜경의 지렁이 외7편, 김우전의 등 1 외7편, 조현명의 선입견 외7편, 이주형의 숲, 숨 1-대화감수성 외7편, 오호영의 초록터널 왈츠 외7편, 김선옥의 딸기쏙우유찹쌀떡 외2편 등 57편이 선을 보이고 있다...

카테고리 없음 2024.01.23

풀씨는 힘이 세다-김황흠 산문집

김황흠 시인의 산문집 《풀씨는 힘이 세다》가 출간되었다. 시인이 농부가 되어 고추농사를 짓고, 풀씨와 전쟁을 하며 살고 있는 삶의 이야기들을 펼쳐 놓고 있다. 시골 살이를 하며 소소하게 자연과 이웃과 소통하며 살아 가는 시인의 이야기를 사시사철 계절의 변화와 함께 자연스럽게 풀어내고 있다. 시인이 살고 있는 도장골의 풍경과 비닐하우스 속 고추 모종이 고개를 내밀고 있는 모습이 봄을 기다리는 소녀같다. 늦가을이면 밭둑이나 강변에 등산복 차림으로 와서 풀씨나 뿌리를 채취하는 모습을 본다. 울창한 마른 풀솦을 헤치고 들어가 씨앗과 뿌리를 채취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풀이라 말하는 잡초가 동물의 상처와 병을 치료하는 것을 보면, 풀도 동물도 공존하며 서로 주고 받는 자연의 순환에 눈뜨게 된다. 상처를 아물게 하는 ..

카테고리 없음 2024.01.22

십 분이면 도착한다며 봄이라며-백연숙 시집

평촌 백연숙 거미줄에 걸려 말라붙은 나비를 본다 바람 불 때마다 파닥거리는 나비 멀리 쌍둥이 빌딩이 보인다 벌레 먹은 산딸나무 잎사귀 거미줄 위에 매달린 채 흔들린다 줄을 쳐 놓고 대체 어디로 사라진 걸까 아무리 둘러봐도 보이지 않지만 육천 원짜리 백반을 먹기 위해 식판을 들고 길게 줄이 섰다 거미줄이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조금씩 무거워지는 허기, 요란하게 지나가던 배달 오토바이 경적 소리도 거미줄에 걸려 있는 가을장마 끝이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의자는 푸르다 하나은행 종로지점 김 대리가 왼쪽 유방이 없는 대신 왼팔이 불거져 있다는 걸 깨달았을 때 나도 모르게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을 뿐인데 약국 자리에 제과점이 들어서 있다 남편이 오래 못 갈 것 같다는 김 대리의 의자 위에 놓인 병원 추가 서류..

카테고리 없음 2024.01.21

신문지가 만난 진짜 세상-정은미동시집

허풍선이 정은미 많이 있을 것 같은데 봉지를 열어 보니 애게~ 한 줌밖에 없는 과자 바람만 잔뜩 들었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큰 나무 이쪽에서 봐도 앞 저쪽에서 봐도 앞 서운하게 등 돌릴 일 없고 비겁하게 등 보일 일 없지 어느쪽에서 봐도 당당하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콩 한 쪽 나누려면 단단한 검정콩 물에 불려야 하지 끓는 물에 삶아야 하지 말랑말랑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하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말꼬리 내가 말만 하면 말꼬리를 자르는 은희야 도마뱀도 아니면서 왜 자꾸 꼬리를 자르는 거야? 잘린 꼬리들 연결하면 아마 보아뱀은 될 걸 너, 한 번 된통 물려 볼래?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들켰다 다희가 말을 걸어온다 귀찮은 척 건성건성 대답하고 안 보는 척 딴청 피우고 아, 정말 눈치 없..

카테고리 없음 2024.01.18

고대의 노래 현대의 노래-현대 향가 제6집

창밖에 헌화가를 정복선 당신의 창밖에 헌화가를 심는다 꺾이기 쉬운, 무구無垢한 몸살 앓다 떠나간 그 목숨의 높낮은 신음소리에 오래 괴로웠다 비밀한 건축술로 스스로 상처를 채워가는 꽃나무들이 나의 스승이다 실의를 버리고 또 심는다 인터스텔라의 전령같이, 처음같이, 문 두드리는 꽃들, 폭우 장마가 지나자 꽃밭에서 모두 희희낙락이다 꽃이었나, 풀이었나? 아뿔싸, 무엇이 내 것이고 무엇이 신의 것인지 태초의 덤불숲이다 다시,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봄길 이창호 길 저편에 여성이 걸어온다 서너 걸음 앞에서 날 힐끗 건네다본다 안경 너머 생각보다 예쁜 두 눈 생기 있는 얼굴 라일락 향기 한 움큼 흩어진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춘설 이용하 멀리 그대를 보냈습니다 하얀 국화꽃으로 보냈습니다 국화꽃 한 송이는 ..

카테고리 없음 2024.01.17

2024 강원특별자치도 문화예술인 신년교례회

2024 강원특별자치도 문화예술인 신년교례회 참가자 명단(무순) 오석기기자 sgtoh@kwnews.co.kr 입력 : 2024-01-16 00:00:00 지면 : 2024-01-16(22면)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 △신경호 강원특별자치도교육감 △허영 국회의원 △노용호 국회의원 △김기홍 강원특별자치도의회 부의장 △박진오 강원일보 사장 △이재한 강원예총회장 △최찬호 강원민예총 이사장 △전종률 G1방송 대표 △정재웅 도의회사회문화위원장 △김진호 춘천시의장 △이재열 국립춘천박물관장 △김별아 강원문화재단 이사장 △신현상 강원문화재단 대표이사 △박주선 강원특별자치도문화원연합회장 △유계식 강원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이해규 춘천연극제 이사장 △김금분 김유정기념사업회 이사장 △이건실 강원특별자치도 노인회장 △안정희 강..

카테고리 없음 2024.01.16

그믐밤을 이기다-장정순 시집

기차 악보 장정순 느린 기차는 수요일 다음에 화요일지도 모르는 페스티벌 악보다 이 안에는 목적지를 향하는 조급증도 없다 단조의 잠이 있어서 사소한 불편은 낭만이다 바이올린과 플루트에 또 하프까지 협주하는 무대를 보고 싶은 미래는 잠깐 잊어버린다 차창 밖 저기 강아지와 산책하는 빨간 원피스의 여자는 번화가의 모텔로 착각하는 것은 아니겠지 레일 위를 구르는 소리가 들떠 있는 종착역은 이미 지휘자 중심이다 칸나가 꽂혀 있던 유리병과 차창의 교차점은 점점이 멀어져 가고 철길은 전봇줄과 물길을 따라 앞뒤 순서를 잊은 채 줄곧 집을 향한다 악보엔 언제나 그곳이 존재한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따뜻한 주소 어린 주변은 처음부터 울타리가 없는 이유로 더구나 선택이 없는 저택에 접선된 후부터 조금씩 꺼낼 수 있는 자..

카테고리 없음 2024.01.15

고독한 자의 공동체-한승태 시집

남은 햇살을 쥐고 한승태 죽은 자의 결계를 뚫어야만 보이는 당신 중환자실 병상 이불 밖으로 빠져나온 발 햇살의 세계로 어떻게 돌려놓을 것인가 만나면 무릎이 자주 꺾이고 헛발질을 해서 강 건너 숲을 지나는 솔바람 소리 따라 어차피 가야 하는 곳 먼저 가는 거라 했는데 서로 뭔가 들킨 듯하여 눈을 맞췄는데 그때 당신을 모른 척 지났어야 했어! 그냥 매일 스치기는 하지만 마음이 남지 않게 잊지 못하는 것은 오래 앓아 온 햇살 같고 가야 할 길은 절반이나 남았는데 스러진 바람 저쪽에서 건너와 당신 바닥까지 내려가는데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울음이 찾아왔다 새벽꿈에 돌아가신 엄마가 출연했다 하지 못한 말이 주먹밥처럼 명치에 묵직한데도 구내식당 배식구 앞에 서 있었다 주방 아주머니들은 소리 없이 왁자지껄하고 음..

카테고리 없음 2024.01.14

걷고 있는 나무들-지창구 시집

걷고 있는 나무들 지창구 삼월의 숲속 세상은 아직 까맣고 차가운데 적막을 밀치고 들리는 왁자함, 나무들의 발소리다 질기게 버티고 있는 어둠을 허물고 결기 있게 발소리 맞춰 걷고 있다 침묵으로 엎드려 있는 일은 죽음의 연습일 뿐, 걷고 있는 발소리는 생명 창조의 기호이다 서로 간격을 유지하지만 치밀하게 가누고 있는 저들 사이에서 너와 나, 또한 함께 걷고 있는 나무다 그림자만 사는 숲속에서 새싹 일렁이는 계절을 마중하기 위해 발걸음을 맞추고 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청사과 해마다 입추 즈음 내 가슴 뭉게구름 일고 찾아오는 이 내 연인, 지난 계절 청산은 너무 익어 검붉게 변해 갔는데 청초한 네 모습 여전하구나 사상이 푸른 너를 한 번 깨물면 내 속에 살고 있는 아득한 네 호수, 향기로 일렁이는구나 ..

카테고리 없음 2024.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