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 11

김파란 시인 첫 시집 '헤어질 결심' 출판기념회

계간 시와소금으로 등단한 김파란 시인의 첫 시집 '헤어질 결심' 출판기념회가 지난 9일 오후3시 원주중앙청소년문화의집 공연장에서 개최되었다. 소극장 무대에서 개최된 출판기념회에는 가족과 지인, 동인 등 70여 명이 참석해 시를 낭독하고 축하의 인사말을 건네며 울고 웃는 감동의 시간을 보냈다. 특히 가족들이 들려주는 한 마디 한 마디는 감동과 기쁨을 두 배로 키워주었고, 시를 낭독하는 관객들도 진심을 담은 감정이입으로 공감지수를 높여 행복한 소통의 시간이 되었다. 이날 오프닝 연주와 마지막 연주는 첼리스트 김연정 님이 영혼을 울리는 소리로 가슴을 울려주었다. 2부 순서는 작가와의 만남으로 시집 속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풀어내었고, 시를 쓴 작가의 솔직한 심정을 듣는 뜻깊은 시간으로 진행했다. 김파란 시인은 ..

순포라는 당신-이애리 디카시집

이애리 시인의 네 번째 시집이 디카시집으로 나왔다. , , 에 이은 은 삶의 흔적들을 진솔하게 담아낸 시와 사진의 콜라보로 선보이는 디카시집으로 동해 바다를 가슴에 품고 사는 이애리 시인의 순간적인 영감이 녹아 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애리 시인의 디카시집 의 시 세계는 한마디로 그리움을 찾아가는 여정이라 말할 수 있다. 시인은 시와 사진을 통해 그리운 것들의 실체를 찾아 나서고, 잊을 수 없는 선명한 이미지를 만들어 그리움의 흔적을 기억하고자 한다. 순포는 강릉 사천면에 있는 작은 바닷가 마을이다. 하지만 이 시에서의 순포는 모든 그리운 것들의 대명사이다. 그것은 우리 조상들의 삶의 터전이기도 하고 각시 수달이 살아가고 있는 자연습지 보존구역이기도 하고 순포처럼 따스한 심장을 가진 모든 존재..

카테고리 없음 2024.11.10

못 걷는 슬픔을 지날 때-신진 시집

시소 신 진 두세 살배기 애 둘이 시소 놀이를 하고 있다 하나가 내려가면 다른 하나가 올라가고 다른 하나가 내려가면 하나가 올라가고 하나와 다른 하나가 수평에서 만나는 순간 반가움에 까르륵 함께 전율한다 가장 황홀한 자세는 하나와 다른 하나가 평형으로 만나는 데 있나 보다 상대를 올리고 나를 내릴 때 평형에서 만난다는 이치 아가들끼리 아는 시소의 엑스터시 나도 같이 해볼까? 어른이 끼어들자 안 돼요! 이구동성 손사래 치며 울상을 한다 아가들이 아는 모양이다 일단 몸을 불린 인간은 사람 반가운 줄 모르고 평행장애로 하여 수평잡기를 못한다는 사실을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자아실현 내 집 지키고자 남의 집을 턴다 남의 집 터는 동안 내 집 털린다 남의 집 터는 궁리를 지혜라 하고 내 집 털리는 짓을 양심이..

카테고리 없음 2024.11.09

보고 싶다는 말은 아주 먼 곳에서 오는 말이다-최성규 시집

반생이* 묶는 법 최성규 어깨를 꽁꽁 묶어주세요 삐거덕 흔들거리지 않게 단단히 고정해주세요 질끈 살았던 날들이 어긋나 풀어지지 않게 버텨 온 날들이 와르르 무너지지 않게 차근차근 매듭을 다시 꿰매듯 말이에요 남아 있는 날들까지 지탱하려면 이 방법밖에 없어요 실손보험이 가능하다면 좀 더 질긴 철끈이면 좋겠습니다 엇갈린 반골들의 마디 마디를 잡아당겨 어제보다 좀 더 조여 묶다 보면 기울어진 그림자도 고정될 수 있겠죠 고통은 끌어당겼을 때 단단해지는 법 느슨해진 날갯죽지를 통증의 쾌감이야말로 시원한 파스 냄새보다 강력한 확실히 견고해지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연질 철사로 공사 현장에서 철근을 고정할 때 쓰는 용어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잘못 뽑았다 2023년 7월 19일 해병대원 순직 사건 청문회를 시작했다..

카테고리 없음 2024.11.08

거푸집의 국적-황정산 시집

반타 블랙 황정산 튜브를 건너지 못하는 파동이거나 입자이거나 구김이 없으니 얼굴이 없다 빛난 적 없으니 색깔도 없다 동사로 존재했을 이름은 움직임을 잃고 부사로 남고 부끄러운 서명은 지워지고 두려운 음각의 흔적마다 사라졌다 옐로우는 마젠타와 함께 잘 구운 살갗을 만들고 시인은 옐로우와 섞여 휴식을 가장하지만 짜장면이 자장을 지우지 못하듯 잉여가 잉여를 없애지 못하고 이름은 이름을 대신하지 못한다 구멍이 구멍이 아니어도 모래는 모래가 아닌 모래가 하나도 없다 바람이 호명하고 풀잎이 지명하는 완벽한 블랙리스트 우리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바지랑대의 하루 젖은 것들을 붙잡고도 슬프지 않았다 외줄 위에는 쉬이 이슬도 말랐다 죽은 아이의 머리칼을 물고 물길을 헤집어도 노엽지 않았다 물속에 길은 없었다 날개 가..

카테고리 없음 2024.11.07

내 말을 밀고 가면 너의 말이 따라오고-이송희 시집

배꼽의 둘레 이송희 내 울음의 뿌리가 어디인지 알았지 지하 방은 좁고 깊어 무엇도 닿지 않아 그림 속 낡은 둘레가 깃발처럼 펄럭인다 색이 번진 표정은 도무지 알 수 없어 맨 먼저 닿은 언어를 빵 속에 섞는다 거울엔 조각난 내가 맞춰지는 중이야 중심이 된다는 건 외로운 일이지 왜 나는 흩어지면서 내면을 겉도는 걸까 모르는 울음의 거처를 내게 다시 묻는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비의 감정 당신은 무식하게 폭언을 쏟아낸다 말 한마디 건넬 틈 없이 문 앞에 붙인 독촉장처럼 언제나 사선으로만 뒤통수를 내리친다 송두리째 쓸고 갈 듯 밀려오는 소리들 기다란 벽에 붙여 당신을 피해 다닌다 금 간 벽 틈새로 들어오는 매서운 통보들 수장한 꿈들은 어디로 쓸려 가는지 누구도 찾을 수 없는 유서가 떠돈다 오가던 길이 잘린..

카테고리 없음 2024.11.06

다시 박인환문학관에서

다시 박인환문학관에 들렀다 비원문학회와 달빛문학회 합동으로 진행하는 가을 문학기행으로 인제를 다녀왔다 박인환 시인의 흔적을 따라 가며, 그 시절의 시인의 옷자락을 매만지느라 감상에 젖기도 하고 시인의 사진과 육필 원고를 보고 그가 들렀던 자리에 머무르며 그리움을 삼켰다 점심은 근처에 있는 인제막국수 집에서 막국수와 수육, 옹심이와 막걸리로 산촌의 향기를 맡았다

카테고리 없음 2024.11.05

박건호 기념 공원에서

연변시인협회 김학송 회장님과 함께 박건호 기념 공원을 둘러 보았다. 원주시 무실동에 위치한 박건호 기념 공원은 시인이자 작사가로 수많은 히트곡을 유행시킨 그의 흔적을 더듬으며 당대의 가수들을 떠올리는 특별한 시간이 되었다. 수석을 좋아하는 김학송 회장님의 취미 덕분에 연변에서 직접 가지고 오신 소품 두 점을 선물로 받았다. 가을이 깊어가는 시간, 산이 시를 쓰고 있다.

카테고리 없음 2024.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