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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나라 아이들-엄순영 동시집

아침 교실 엄순영 아무도 오지 않는 텅 빈 교실에 먼저 온 아침 해가 혼자 놀다가 책을 펴 논 내 책상 가방 놓인 빈 의자 구석진 마루까지 몰래 쓸고 갑니다 늦게 온 철수는 문밖에서 기웃대다 열어 논 뒷문으로 살금살금 기어들어 아침공부 혼자 풀면서 쩔쩔매고 있습니다 "철수야 어서 나와 줄넘기하고 놀자" 바람타고 들려오는 아이들의 노래에 슬며시 뒤돌아보니 선생님도 빙그레 웃고 계셨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꿈나라 아이들 꿈같은 지난날이 그리워질 땐 눈감아도 새록새록 떠오르는 해맑은 꿈나라 아이들 무시로 보고파지는 얼굴 하나 둘 그리다보면 어느새 내 맘속엔 꿈나라 아이들이 몰려들어 재잘재잘 속삭이고 나도 따라 저절로 꿈나라 아이가 됩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선생님 앞에 서면 선생님 앞에 서면 내 ..

카테고리 없음 2024.11.01

우연은 필연처럼 오지-김영삼 시집

백로 김영삼 갈아 놓은 밭에서 백로 한 마리 한참을 섰다 한 걸음씩 세월없이 간다 산다는 것에 대한 질문이 많은 지 온몸이 '?' 한 발을 앞으로 내밀 때 모가지도 앞으로 늘어나고 내민 발이 땅에 닿을 때 모가지도 도로 오므라들고 한 발짝 옮길 때마다 허물고 새로 짓는 물음표 초짜 농군이 신기한 농서를 보듯 밭이랑 골똘히 들여다보다 잠시 먼 산도 보고 가끔 큰 답을 얻었는지 목을 길게 쭉 내뽑아 온몸이 '!'표다 홀로 묻고 홀로 답하여 홀로 가는 몸이 눈부시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내 마음 가는 길 내 마음이 너에게로 가는 길은 밤길이다 한낮에도 굳이 가겠다고 하면 나는 눈을 감아 밤이 되어 준다 그리하지 않아도 갈 수는 있지만 내 마음은 눈뜬 봉사라 밝은 길보다 어둔 길이 더 빠르다 어두면 어둘수..

카테고리 없음 2024.10.31

가비와 달랑구-박선영 동화집

박선영 작가는 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과 생활하며 누구보다 어린이들의 마음을 잘 아는 아동문학가 입니다. 개구장이도 있고 말썽꾸러기도 있고 청개구리도 있지만 그런 아이들의 모습이 결국 이야기가 되고 사랑스런 꿈이 됩니다. 좌충우돌 오늘도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들어 가는 아이들의 세상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친구가 된다는 건, 서로의 마음을 솔직하게 말하고 위로가 되어주는 것이니까요. 책 속의 주인공 달랑구를 불러내 즐거운 학교생활에 대해 물어보는 하루가 되면 좋겠네요.

카테고리 없음 2024.10.30

신의 부스러기-김행숙 시집

꿈꾸는 불꽃 김행숙 들녘의 붉은 노을 타는 빛 귀를 기울인다 겸손한 무릎으로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Dreaming Flame Red sunset Of the fields Burning Light Listening ears With Humble knees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거울 자화상 흙으로 만든 신의 부스러기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Mirror Self-portrait Made of earth God's Fragment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그림자 조금씩 지워지고 있다 색깔도 빛도 사라지고 있다 감추어진 문 기나긴 잠 속에 취했었나 꽃잎으로 태어나기까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Shadow Gradually Being erased Even colors and light Fadin..

카테고리 없음 2024.10.29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김노을 시집

묵은 계절을 굽는다 김노을 가을 추수가 시작되면 대나무 발이 갯벌 바다를 향해 줄서기를 한다 밀물과 썰물은 백일동안 대나무 발 사이를 수런수런 드나든다 동지가 지나기를 기다렸다는 듯 풀어헤친 여인의 머릿결처럼 차가운 물결 위를 일렁이는 물김 생김 날김들 어기야 둥둥 노 저어라 어기야 둥둥 노래하라 밥이 되고 책이 되고 삶이되는 춤추는 김이 날아들 수 있게 숭고한 자연 갯벌 바다여 불화로에 김을 굽듯 반백년의 묵은 계절을 굽는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추억의 문장 사무치게 그리운 것은 아닙니다 민트차를 석 잔 마셨을 뿐인데 어둠의 문장을 그리고 있을 뿐입니다 세월의 기억을 소환해 예닐곱 여자 아이의 꿈도 그려넣고 새하얀 카라에 검정 교복을 입었던 소녀의 꿈도 그려 넣었습니다 이제 갈빛 골목길을 돌아 나..

카테고리 없음 2024.10.27

오후 네 시의 달-김남권 시집

세상의 거짓과 부조리에 대한 저항과 그 너머의 희망 ​ 계간 문예지 P.S(시와 징후)의 기획시선 제6권이다. 계간 시와징후 발행인이자 ‘당신이 따뜻해서 봄이 왔습니다’란 시로 널리 알려진 김남권 시인의 시집이다. 이번 시집에는 80여 편의 신작 시를 선보였다. 시인은 세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면서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런 시인은 사회의 거짓과 부조리를 죽비처럼 매섭게 후려친다. 하지만 시인은 깊은 사유와 통찰로 길어 올린 시어를 조합하여 어둠 속 빛줄기이자 마음의 본바탕과도 같은 고운 감성의 시편들을 선보인다. 한 편 한 편의 시에는 시인의 그런 마음이 녹아들어 독자의 가슴으로 전달되고, 시와 함께 독자는 지친 오늘을 위로받고 그 너머 희망의 세계를 품게 된다 -출판사 서평 열두 번째 시집이 나왔..

카테고리 없음 2024.10.26

헤어Hehr질 결심-김파란 시집

각질의 사회학 김파란 눈물은 눈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눈물은 사람의 뒤꿈치에서 만들어진다 나무의 뿌리가 땅속 깊은 물을 끌어 올리듯 사람의 뒤꿈치는 직립보행 하는 순간부터 삶의 기억들을 차곡차곡 뒤꿈치에 모은다 기쁠 땐 중력의 힘을 벗어난 가벼운 무게로 절망을 경험할 땐 중력보다 큰 만유인력의 무게로 경건한 순간엔 뒤꿈치를 바짝 세워 신과 사람을 받든다 부모의 뒤꿈치는 자식을 기르는 동안 세상의 물을 모두 끌어다 써서 물기 한 방울 없는 메마른 논바닥이 된다 쓸어내고 쓸어내도 새로 돋아나는 각질은 뒤꿈치를 수만 번 돌아 나온 눈물이 내다 버린 슬픔의 찌꺼기인 것이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밥 관계학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반드시 밥을 같이 먹어봐야 한다 진실은 입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

카테고리 없음 2024.10.24

감자아이-조영지 그림책

조영지 그림책 는 까만 비닐 속 땅 속에 갇혀 있다가 처음 끌려 나온 감자의 시선을 통해서 바라본 세상의 모습과 호기심에 하늘을 보고 싹이 트기 시작하고 상처 난 감자가 탈출해 자신들만의 모험을 떠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생각하게 하는 그림동화다. 길에서 만난 붉은 수염 돼지와 마지막에 검은 흙을 찾아 떠난 감자아이가 꽃을 피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기다리는 시간으로 마무리 되는 이 책은 상처나고 하늘을 봐서 싹이 나기 시작한 감자의 시선을 통해 바라본 아이들의 모습을 감정이입해 책 속에 숨은 작가의 의도를 생각하며 이야기를 나누기에 충분한 재미있는 그림책이다.

카테고리 없음 2024.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