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질의 사회학 김파란 눈물은 눈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눈물은 사람의 뒤꿈치에서 만들어진다 나무의 뿌리가 땅속 깊은 물을 끌어 올리듯 사람의 뒤꿈치는 직립보행 하는 순간부터 삶의 기억들을 차곡차곡 뒤꿈치에 모은다 기쁠 땐 중력의 힘을 벗어난 가벼운 무게로 절망을 경험할 땐 중력보다 큰 만유인력의 무게로 경건한 순간엔 뒤꿈치를 바짝 세워 신과 사람을 받든다 부모의 뒤꿈치는 자식을 기르는 동안 세상의 물을 모두 끌어다 써서 물기 한 방울 없는 메마른 논바닥이 된다 쓸어내고 쓸어내도 새로 돋아나는 각질은 뒤꿈치를 수만 번 돌아 나온 눈물이 내다 버린 슬픔의 찌꺼기인 것이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밥 관계학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반드시 밥을 같이 먹어봐야 한다 진실은 입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