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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한 강 시집

어느 늦은 저녁 나는한 강어느늦은 저녁 나는흰 공기에 담긴 밥에서김이 피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그때 알았다무엇인가 영원히 지나가버렸다고지금도 영원히지나가버리고 있다고밥을 먹어야지나는 밥을 먹었다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눈물이 차오를 때 내 몸은 텅 빈 항아리가 되지거리 한가운데서 얼굴을 가리고 울어보았지믿을 수 없었어. 아직 눈물이 남아 있었다니눈물이 찾아올 때 내 몸은 텅 빈 항아리가 되지선 채로 기다렸어. 그득 차오르기를모르겠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나를 스쳐갔는지거리 거리, 골목 골목으로 흘러갔는지누군가 내 몸을 두드렸다면 놀랐을 거야누군가 귀 기울였다면 놀랐을 거야검은 물소리가 울렸을 테니까깊은 물소리가 울렸을 테니까둥글게더 둥글게파문이 번졌을 테니까믿을 수 없었어. 아직 눈물이 남아 있..

카테고리 없음 2024.11.25

계간 시와징후 겨울호

계간 시와징후 겨울호가 나왔다.이번호는 P.S디카시-김남권, 문학의 현장-최서림의 시로 읽는 그림, 특집 초대시-이생진 시인의 시와 산문을 비롯해 기획연재-송재학의 시산문, 이승하의 문단이 놓친 징후-유고 시인을 읽다, P.S가 읽은 시집-문정영의 술의 둠스데이, 특집 해외작가-안나 케이코 외4인, 가을호 리뷰-김겸의 세계를 해석하는 세계고의 나날들 등이 사유를 리드하고 있다.신작시로는 권선희 김경인 김부회 깅석흥 김 솜 김승일 김효선 박송이 변종태 서혜경 유 정 유현숙 유형진 이경옥 이도화 전비담 정우영 지관순 천수호 최금진 최백규 최연수 표성흠 하 린 오서윤 이송희 조우리 시인의 작품이 수록되었으며 동시는 김미혜 이영애 장영복 시인의 반짝이는 신작이 공개되었다.이밖에도 동인순례-비원문학회, 문학관 ..

카테고리 없음 2024.11.24

동구릉, 그리고 봄여름가을겨울 시카페

동구릉에 다녀왔다. 동구릉은 조선을 세운 태조의 무덤으로 쓰여지기 시작한 뒤 조선시대를 통하여 가족무덤을 이루고 있는 왕릉군이다. 동구릉은 도성의 동쪽에 있는 9개의 무덤이란 의미로, 무덤이 생길 때마다 동오릉·동칠릉이라 불렀는데 철종 6년(1855)에 수릉이 옮겨진 이후 동구릉으로 굳어졌다.태조가 죽은 뒤 하륜(河崙)에 의해 이곳을 무덤지역로 정하였다. 400여 년에 걸쳐 왕릉이 자리잡았음은 동구릉의 지세가 풍수지리설에 의한 명당임을 나타내주는 것이라 하겠다.동구릉에는 1대 태조의 건원릉을 중심으로 5대 문종과 현덕왕후의 무덤인 현릉, 14대 선조와 의인왕후·계비 인목왕후의 무덤인 목릉, 16대 인조의 계비 장렬왕후의 무덤인 휘릉, 18대 현종과 명성왕후의 무덤인 숭릉, 20대 경종의 비 단의왕후의 무..

카테고리 없음 2024.11.22

솔바람동요문학회 40주년 기념 문집 출판기념회

솔바람동요문학회 40주년 기념 문집이 나오고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지난 17일 오후4시 강릉 임당생활문화센터에서 열린 행사에는 이종완 회장을 비롯한 50여 명의 회원이 참석해 뜻깊은 자리를 자축했다. 강원아동문학회 유금옥 회장, 강릉문인협회 김경미 회장의 축사를 듣고 올해 수상을 한 회원과 문집을 출간한 회원들의 인사말을 들으며 동요를 듣고 동시를 발표하며 두 시간 동안 흥겨운 자리를 만들었다. 관동문학상을 수상한 배정순 시인, 강릉문학 작가상을 받은 이영애 시인에 대한 꽃다발 증정과, 올해 책을 출간한 김경미 김종영 박미선 배정순 이영애 이종완 한재성 회원에 대한 책 소개도 이어졌다. 마무리는 귀에 익은 동요를 함께 따라 부르며 기념촬영 후 만찬 장소로 이동했다.

카테고리 없음 2024.11.21

시선, 침묵에 닿다-김봄서 그림감상 에세이

김봄서 시인의 그림감상 에세이 가 출간되었다. 오랜 시간 동안 그림을 보면서 느낀 생각들을 담담하고 따뜻한 필체로 풀어냈다. , 등 두 권의 시집과 디카시집을 내고 독일 미국 멕시코 방글라데시 베트남 벨기에 알바니아 이란 이탈리아 인도 파키스탄 대만 등에 작품이 소개되고 있는 김봄서 시인의 그림 에세이는 시인의 시선으로 바라 보는 그림의 눈빛이 친근하게 다가온다. 일상의 평온함이 매일 뜨고 지는 해와 달빛에 잘 녹아 평화롭다. 자유와 평화로움은 신의 선물이다. 작가는 미국에서 가장 뛰어난 인상주의 화가 중 한 사람이다. 영국 작가 터너와 수채화가 이던 호거스로부터 매우 인상적인 영향을 받는다. 첫 번째 '숄스 섬의 달빛'은 그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다. 개인적으론 다섯 번째 작품을 가장 좋아한다. 빛나는..

카테고리 없음 2024.11.20

양골초등학교 연못단-배정순 동화집

양골초등학교 연못의 물고기가 밤마다 사라지자, 범수와 동민이, 아인이와 효주는 범인을 잡겠다며 연못호수단을 만들었다. 아이들은 야영을 하기로 하고 텐트와 간식을 준비해서 연못에 모이지만, 무서워서 벌벌 떤다. 아이들은 노래를 부르면 범인이 오히려 가까이 오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 아이들이 마음을 모아 노래 부를 때, 저벅저벅 누군가가 다가오는데 ㆍㆍㆍ-양골초등학교 연못단 중에서교실 뒷문이 스르르 열리더니 민서가 들어왔다. 1교시가 시작되고 한참 지난 시간이었다. "선생님 민서 왔어요."재민이가 칠판에 글씨를 쓰고 있는 선생님께 알렸다."민서 왔구나. 어서 자리에 앉으렴."선생님은 민서에게 얼른 다가와서 안타까운 얼굴로 등을 토닥였다."민서가 어제 새벽에 난 산불로 어려움을 겪은 거 알고 있죠, 모두 ..

카테고리 없음 2024.11.19

밤기차와 연꽃-김선화 수필집

어느 곳이든 거슬러 올라가면 그 유래가 있기 마련, 지명에 사람 이름이 붙고 사람의 호에 지명이 붙기도 한다. 미국에 이민 가서 사는 한 중년의 남성은 작은 농장을 일구며 푯말을 "청양농장"이라 적어 세웠다. 고향이 충청도 청양이란다. TV 화면에 비치는 그의 가슴자리가 훤히 읽혔다. 계룡역 플랫폼에 서서 바라보면 북동쪽 저만치로 봉긋하니 어머니 젖가슴 닮은 산봉우리가 반긴다. 시야에 가려 계룡산 정상부는 보이지 않고 우리 집이 있던 곳의 뒷산 정상부가 은은히 눈에 들어온다. 상봉 아래에는 크고 작은 산들이 제각각의 이름을 띤 꽃잎 모양으로 둘러서서 촌락들을 품고 있다. 우리 동네 뒷배는 그냥 뒷산, 앞의 산은 정직하게 그대로 앞산이었다. 하지만 봉우리 명칭은 있었으니 뒷산 봉우리는 우리 쪽에서는 시루봉..

카테고리 없음 2024.11.18

이어도문학 제5집 출판기념회

이어도문학 제5집 출판기념회, 제2회 소코트라문학상 시상식이 16일 토요일 오후3시 종로2가 누구나 복합문화공간에서 개최되었다. 이희국 회장의 환영사에 이어서 허형만 시인의 축사, 이혜선 한국여성문학인회 이사장, 전 민 국제계관시인연합 한국본부 이사장, 장한라 이어도문학회 명예회장의 격려사를 듣고 제2회 소코트라문학상 수상자 김필영 시인에 대한 시상식과 해양수산부 우수 도서로 선정된 이어도문학의 출판을 위해 지원해 주신 이어도연구회에 대한 공로패 전달을 했다. 축하공연으로 라온 칸타레 남성 4중창과 단국대 공연영화학부 김지수 교수와 제자들의 시극 간이역, 김상경 바리톤, 공혜련 소프라노의 노래로 1부 순서가 마무리되었다. 2부는 김상희 시인의 퍼포먼스와 장한라 시인의 곳물질 시낭송으로 막이 올라 김필영 ..

카테고리 없음 2024.11.17

임신한 숫놈에게

종로로 향하는 길, 임신한 숫놈들이 너무 많다 나보다 나이도 어린 놈이 임산부 보호석에 앉아 스마트폰으로 고스톱을 친다 청량리로 오는 길, 나보다 어린 놈이 임산부 보호석에 앉아 뻔뻔하게 두리번 거린다 그래서 난 꼰대들이 싫다 나보다 나이가 많고 나보다 나이가 어려도 쪽팔린 줄은 알아야 하는 거 아니가 니 딸과 손녀가 임산부라도 그렇게 뻔뻔하게 앉아 갈 수 있나? 무식하면 눈치라도 있던지, 공짜로 전철을 타는 나이가 되어도 나는 돈을 내고 탈 것이다 니들이 싼 똥, 니 후손들이 뼈가 빠지게 걷어내며 바로 니들을 욕할 것이다 제발 생각 좀 하고 살아라 늙거든 겸손을 잃지 말아라 자리는 누군가를 위해 준비한 다음 세대의 숨구멍이다

카테고리 없음 2024.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