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곳이든 거슬러 올라가면 그 유래가 있기 마련, 지명에 사람 이름이 붙고 사람의 호에 지명이 붙기도 한다. 미국에 이민 가서 사는 한 중년의 남성은 작은 농장을 일구며 푯말을 "청양농장"이라 적어 세웠다. 고향이 충청도 청양이란다. TV 화면에 비치는 그의 가슴자리가 훤히 읽혔다. 계룡역 플랫폼에 서서 바라보면 북동쪽 저만치로 봉긋하니 어머니 젖가슴 닮은 산봉우리가 반긴다. 시야에 가려 계룡산 정상부는 보이지 않고 우리 집이 있던 곳의 뒷산 정상부가 은은히 눈에 들어온다. 상봉 아래에는 크고 작은 산들이 제각각의 이름을 띤 꽃잎 모양으로 둘러서서 촌락들을 품고 있다. 우리 동네 뒷배는 그냥 뒷산, 앞의 산은 정직하게 그대로 앞산이었다. 하지만 봉우리 명칭은 있었으니 뒷산 봉우리는 우리 쪽에서는 시루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