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 29

고마나루 연가-이석구 시집

미끼 이석구 하늘에서 내린 것이 다 복은 아니란다 그렇게도 일렀건만 깔짝깔짝, 기어코 너는 달콤한 유혹 하나 덥석 물어버렸구나 천지가 다 붉도록 버둥치는 몸부림 아가리 다 해져도 벗지 못할 절망의 그 갈고리 애절하여라 가슴을 치며, 치며 처절히도 부르짖는 삶의 절규여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그 교만 하늘을 찌르네 자연을 잃어버린 세대 인공의 무덤에 갇혀버린 우리는 호탕한 웃음 뒤에 숨은 씁쓸한 그림자 저 멀리 창 너머 바벨의 기억 더듬어 자멸의 길 닦네 호모 사피엔스이기를 포기하고 이미 인간종의 멸을 자초하기에 이르렀으니 아장아장 설픈 걸음만으로도 뿌듯했던 수수만 년 옛적의 그 순수는 대체 어디로 갔단 말인가 스스로 신이 될 수 있다는 환상 속에서 눈을 뜨고도 멀어버린 어리석음은 미다스의 유혹 고랑창..

카테고리 없음 2024.09.30

툰드라백조 깃털을 아세요?-박 잎 수필집

모래알의 시간 박 잎 마음의 미로를 따라 흘러왔어. 비, 정신이 몽롱한 상태로 빗길을 스쳐왔지, 바람의 길, 바퀴도 비에 젖어 한없이 축축했고 ... 머리칼을 흩날리며 바다에 닿으니 억수 같은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었어. 이 격류, 나는 황급히 커피점으로 들어갔어. 빠른 템포의 재즈가 흐르고 있었지. 차표가 흐물흐물 젖어 있더군. 몽당연필도 짙은 물기 머금고. 맥주 한 병을 다 마신 후, 뜨거운 커피를 들고 휘청이며 걸어갔어. 순식간에 온몸이 흠뻑 젖고, 손이 풀려 커피를 쏟고 말았어. 모래알에 스며들던 여름 커피향, 미친 듯이 퍼붓는 해변의 빗줄기. 환청으로 다가오는 잔꽃들의 아주 낮은 중얼거림. 모래밭을 걷고 또 걸었어. 아이들이 소꿉장난을 했었나 봐, 모래성은 허물어지고 플라스틱 작은 삽이 꽂혀 있었..

카테고리 없음 2024.09.28

동시야 놀자-강릉 송양초등학교

강릉 송양초등학교 3,4학년 어린이들과 함께 "동시야 놀자" 작가와의 만남을 했다. 재미있는 동시를 읽고 자신들의 생각을 자유롭게 발표하고 동시도 써 보는 시간을 가졌다. 수줍어 하고 부끄러워 하면서도 동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동안 자신의 생각을 담으려고 애쓰는 모습들이 기특하고 대견했다. 동시집을 미리 구입해서 읽고 시집 속에서 재미있었던 동시를 읽는 아이들에게 싸인을 해주고 사진도 찍었다. 먼 훗날 아이들 가슴에 작은 씨앗 하나가 자라났으면 좋겠다.

카테고리 없음 2024.09.26

고요한 아침 나라의 연꽃-한-베트남 앤솔로지 출간

한국세계문학협회(회장 양금희)에서 발간한 한-베트남 앤솔로지 고요한 아침 나라의 연꽃'이 470페이지 양장본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이자 소설가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는 강병철 박사의 번역, 편집, 감수로 제작된 이번 앤솔로지에는 특집기획 키이우 비크 하우의 '하늘이여!', '남편의 비밀', '술 취한 오후' 등 10여편의 시와 양금희 시인의 '행복계좌' 등 5편의 시와 산문, 이희국 시인의 '간이역' 등 5편의 시가 소개되었다. 제2부 베트남 문학은 당 응우엣 안, 크엉 티 멘, 도안 만 프엉, 응우옌 딘 떰, 쿠에 안, 라이 홍 칸, 반 디엔, 팜 응옥 동, 응우옌 티 비크 으엉, 등의 작품이 소개되었다. 제3부 한국문학은 장정순 시인의 '첨탑 위에 내린 햇살' 외2편, 이도연 시인의 '수국' 외2편, 김..

카테고리 없음 2024.09.25

마음 마주보기-함영연 동화집

아동문학가 함영연 작가의 동화집 '마음 마주보기'가 출간되었다. 뇌성마비를 앓은 동생을 돌보는 형규와 엄마의 불안 장애로 힘들어하는 선미의 응어리진 마음을 마주 보게 되는 감동적인 이야기로 구성되었다. 지호가 병을 앓은 뒤로 나는 어깨를 활짝 펴본 적이 없어요. 바보 동생이라고 놀림을 받을까 봐 얼마나 몸을 사렸는지 몰라요. 모서리에 심하게 부딪힌 것처럼 가슴이 아려서 두 팔로 감쌌어요. 엄마가 가슴을 두드리며 울 때 이런 기분이었을지도 몰라요. 아니, 내 안에 있는 불안을 엄마의 아픔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요. 지호가 건강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늘을 쳐다보며 간절한 마음을 실어보았어요. 구름만 유유히 흘러갈 뿐이었어요. -본문 중에서 우리의 삶이 기쁜 일로 가득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우리는 기쁜 ..

카테고리 없음 2024.09.24

오래가는 북극-권혁연 시집

손 안에 달걀 권혁연 겨울 베란다에서 방금 꺼낸 달걀 떨면서 한 손을 웅크렸다 힘을 더하거나 다 놓지 못하고 둥글게 한 알을 보존시키는 이상한 감정에 내가 낳은 것인가 엉거주춤 서서 부화를 고민했다 놓아먹인 거며 성분을 꼼꼼히 따져 먹던 시절에는 부화하지 않을 뿐 그날의 선택을 믿었고 황백만 있어 신처럼 강했다 하루 한 개씩 무한 달걀을 깨 먹고 부활을 믿지 않는 신자처럼 아슬아슬 살면서 내일은 두 개의 동그라미가 완성될 것을 모레는 네 개의 동그라미가 완성될 것을 기원하였다 기원을 찾아 가면서 만들어진 동그라미들 난좌에 앉아 난황이 썩어 가고 냄새를 견디는 일상들 기도가 될 때까지 경계선 주변을 서성거렸다 날달걀은 나로부터 계속 멀어지고 나의 기원은 지금부터다 속으로 웃었다 부화를 기다리거나 삶을까 구..

카테고리 없음 2024.09.23

제43회 강원아동문학상 시상식 및 출판기념회

강원아동문학회 제49집 출판기념회 겸 제43회 강원아동문학회 시상식이 개최되었다 21일 오전 10시 강릉 김동명 문학관에서 시작한 행사는 오프닝으로 라라 어린이 중창단 심아윤 최유리 최유주 어린이와 함께 하는 동요로 문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유금옥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아동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소중한 동행을 함께하는 회원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서 김남권 부회장이 강원아동문학상 심사경위를 발표하고 권명은 수상자에 대한 상패와 꽃다발이 전달되었고 수상 소감을 들었다 2024년 좋은 작품상은 상반기 동시부문 김금순 동화부문 김미란 하반기 동시부문 김보람 동화부문 이희갑 시인에 대한 시상을 하고 제9회 강원아동문학 신인작가상 신소담 작가에 대한 시상을 권영상 부회장이 해주었다 공로..

카테고리 없음 2024.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