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알의 시간 박 잎 마음의 미로를 따라 흘러왔어. 비, 정신이 몽롱한 상태로 빗길을 스쳐왔지, 바람의 길, 바퀴도 비에 젖어 한없이 축축했고 ... 머리칼을 흩날리며 바다에 닿으니 억수 같은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었어. 이 격류, 나는 황급히 커피점으로 들어갔어. 빠른 템포의 재즈가 흐르고 있었지. 차표가 흐물흐물 젖어 있더군. 몽당연필도 짙은 물기 머금고. 맥주 한 병을 다 마신 후, 뜨거운 커피를 들고 휘청이며 걸어갔어. 순식간에 온몸이 흠뻑 젖고, 손이 풀려 커피를 쏟고 말았어. 모래알에 스며들던 여름 커피향, 미친 듯이 퍼붓는 해변의 빗줄기. 환청으로 다가오는 잔꽃들의 아주 낮은 중얼거림. 모래밭을 걷고 또 걸었어. 아이들이 소꿉장난을 했었나 봐, 모래성은 허물어지고 플라스틱 작은 삽이 꽂혀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