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미안하다 이혜선 딸을 팔고 백원을 받은 그 엄마, 뛰어가 빵을 사 와서 입에 넣어주며 '평생 배 곯린 것 용서해라' 통곡했다지요 어떤 아이는 날마다 풀죽만 먹다가 생일날 아침 흰밥 한 그릇 앞에 놓고 그건 밥이 아니라고 '밥 달라' 울었다지요 풀죽을 밥으로 알고 사는 그 아이들, 풀죽도 못 먹어 맥없이 죽어가는 아이들, (어린 새끼들 굶어 죽는 것 차마 볼 수 없어, 목숨 걸고 국경 넘어 온 새 나라 새 땅, 거기선 또 어떤 커다란 입이 벌리고 있나요?) 미안하다 미안하다 너무 많이 먹어서 배 나온 것 미안하다 살 빼려고 비지땀 흘리며 사우나에 들어앉아 미안하다 먹다가 내 배부르다고 날마다 쓰레기통에 음식 버려 미안하다 같은 하늘 같은 핏줄 형제들 굶어 죽어도 모른 척해 미안하다 혼자만 뜨신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