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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지가 만난 진짜 세상-정은미동시집

김남권 2024. 1. 18. 07:54

허풍선이

정은미

많이 있을 것 같은데
봉지를 열어 보니
애게~
한 줌밖에 없는 과자

바람만
잔뜩 들었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큰 나무

이쪽에서 봐도 앞
저쪽에서 봐도 앞

서운하게
등 돌릴 일 없고

비겁하게
등 보일 일 없지

어느쪽에서 봐도
당당하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콩 한 쪽 나누려면

단단한 검정콩
물에 불려야 하지
끓는 물에 삶아야 하지
말랑말랑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하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말꼬리

내가 말만 하면
말꼬리를 자르는
은희야

도마뱀도 아니면서
왜 자꾸
꼬리를 자르는 거야?

잘린 꼬리들 연결하면
아마
보아뱀은 될 걸

너,
한 번
된통 물려 볼래?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들켰다

다희가 말을 걸어온다

귀찮은 척 건성건성 대답하고
안 보는 척 딴청 피우고

아, 정말 눈치 없다
점점 빨개지는 내 귀,

"찬아! 너 나 좋아하니?"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별똥별

마지막 빛을 다해 떨어진다
홀로 죽어 가는 별
그 곁에 있어 주고 싶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동시가 재밌다고요?
그럼 동시를 읽는 어린이와 어른들 마음속 보물을 잘 찾아낸 시인입니다.
마음에 남는 동시가 있다고요?
그럼 여러분의 마음과 동심을 톡톡 거드려 깨워 준 시인입니다.
오래오래 낭송하고 싶은 동시가 있다고요?
그럼 여러분 삶 속에 작은 촛불 하나 얹어 놓은 시인입니다.
이런 시인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런 시인과 소통하는 어린이와 어른은 또 얼마나 행복할까요?

제가 그런 시인이 되고 싶습니다
제게는 그런 여러분이 주인공입니다
여러분에게는 제가 주인공이 되고 싶습니다
-시인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