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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속 알 길 없다-김영희 시집

조숙증 저 어리광 어쩔거나 봄, 중천이 되어도 한겨울인 양 꿈쩍도 않는구나 입하 앞두고야 슬그머니 떠보는 눈 솜털조차 나지 않는 저 철부지 벌써 꽃이 피었네 어느새 기웃거리는 벌, 나비 잎, 자라지도 않아 달거리부터 온 조숙증, 저 대추나무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장마 한 달째 젖어 있는 칠월 온통 울음 머금더니 더 이상 견디지 못해 터지고 말았다 명치끝에 쟁여뒀던 울음 터질 때는 하냥 기다릴밖에 한없이 우울했다가 느닷없이 환해지는 국지성 소나기 퍼붓다 멈칫한 시간 한바탕 울음 쏟아지고 시침떼지만 물먹은 가슴 건드리면 맥없이 무너지는 강물은 조울증의 계절을 안고 벌건 흙탕물로 흘렀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어떤 이별 심장 한 쪽을 떼어냈다 나를 숨쉬게 하고 내 몸에서 피를 돌게 했던 너 오른쪽 늑..

카테고리 없음 2024.07.19

춘천 가산초-동시야 놀자

춘천 가산초등학교 '동시야 놀자' 세 번째 시간을 마쳤다. 1,2교시 4학년, 3,4교시 1학년 어린이들과 재미있는 시를 읽고 상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림 동화를 함께 읽어 보고, 동영상도 시청하고 동시를 써 보고 그림을 그려 보는 동안 상상력이 꼬물꼬물 꼬리를 흔들었다. 무엇을 쓸까 고민하고 자기만의 색깔로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의 표정에서 진지하고 진심을 담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푸르러졌다. 이 순간의 기억이 아이들에게 행복한 추억이 되고 자신들의 삶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동기부여가 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카테고리 없음 2024.07.18

시낭송 인문학 캠프-시로 소통하다

한국문화예술교육원(원장 김태근)에서 주최하는 2024년 시낭송 인문학 캠프가 오는 8월 15일부터 16일까지 경남 산청 한국선비문화교육원에서 개최된다. 지난해에 이어서 두 번째로 개최되는 시낭송 인문학 캠프는 시낭송과 시창작에 대한 특강과 함께 이튿날 시낭송 대회도 개최될 예정이다. 시낭송의 올바른 이해와 전달을 위해 개최되는 시낭송 인문학 캠프는 점차 확산되어 가는 전국시낭송대회와 함께 이론과 실기 교육의 필요성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김남권 시인은 이번 캠프에서 '이미지로 완성하는 시낭송'이란 주제로 올바른 시낭송 발전을 위한 동기부여를 할 예정이다. 사전 예약을 받아 진행하는 이번 캠프에 많은 참여와 성원 바랍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4.07.17

후~불면-모모도서관 친구들

나도 시인이 되겠지 이예나 틀림없이 시인이 되겠지 시를 읽고 시를 쓰면 나도 시인이 되겠지 얼굴이 예뻐서도 아니고 공부를 잘 해서도 아니고 많이 관찰하고 많이 생각하면 나도 시인이 되겠지 하고 싶은 이야기 시로 쓰는 시인이 되겠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좋겠다 이다현 고양이는 자고 먹고 싸고 논다 나도 고양이였으면 좋겠다 강아지는 마음껏 뒹굴고 늘어져 잔다 나도 강아지였으면 좋겠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노을 강사랑 노을아 어디 숨었니 산 뒤에 숨었니 구름 뒤에 숨었니 풀 속에 숨었니 하늘 위에 숨었니 못 찿겠어 노을아 제발 나와 줘 드디어 노을이 나왔네 잠깐 나왔다가 금방 들어가는 노을 조금은 얄밉지만 미워할 수가 없네 그래서 날마다 찾기 놀이 하네

카테고리 없음 2024.07.16

모여 살아요-최신영 동시집

비 온 후 최신영 축 처진 어깨 기운이 없더니 빗줄기 쏟아진 다음 날 풀들이 쑥쑥 고개를 내민다 금잔화보다 더 키가 크게 딸기잎보다 더 키가 크게 풀뿌리들의 준비운동 땅 속에서 끝이 없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빗방울의 선물 하늘에서 놀다가 잔디밭에 잘방잘방 잔디 속 숨어 있는 풀씨를 빗방울이 깨웁니다 민들레 괭이밥 새싹들이 쏘옥쏘옥 풀꽃도 잔디도 파릇파릇 함께 놉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관계자외 출입금지 -네 방 좀 치우렴 날마다 엄마에게 듣는 말 학교 숙제해야지 학원에 가야지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친구하고 놀다가 들어온 날도 -놀 시간은 있어도 방 치울 시간은 없네 엄마의 잔소리는 끝이 없다 내일 아침 학교 가기 전에 내 방문에 써 붙여야겠다 관계자외 출입금지

카테고리 없음 2024.07.15

강릉, 그리고 최현숙의 '강릉 밥상' 북토크

강릉, 그리고 최현숙의 '강릉 밥상'북토크 강릉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현숙 수필가의 산문집 '강릉 밥상' 출판 기념 북토크가 말글터 서점에서 개최되었다. 7월 13일 토요일 오후3시에 시작된 이날 행사는 최현숙 수필가가 책을 쓰기 위해 만난 사람들과의 인터뷰 사연을 풀어놓으면서 시작되었다. 학창 시절 같은 반 친구가 가장 맛있게 먹었다는 지누아리를 비롯해, 초당 두부를 만들어 팔러다니던 사람들의 이야기, 갈골 한과를 만들던 고단한 여정, 그리고 부새우에 관한 사연등 다양한 뒷얘기가 쏟아졌다. 70여 명이 참석해 최현숙 작가의 진솔한 북토크를 들으며 한 시간 반 동안 강릉 사람들의 먹거리에 얽힌 역사와 기억의 흔적들을 더듬어 보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카테고리 없음 2024.07.14

다큐멘터리 영화-1923 간토대학살

다큐멘터리 영화 '1923 간토대학살' 이 오는 8월 15일 광복절 날 극장 개봉이 확정되었다. 지난달 마포아트센터에서 개최된 시사회에서 미리 본 영화는 충격과 분노 그 자체였다. 조선인 6,661명을 학살한 일본의 만행은 백 년이 지나도록 사과와 반성도 없고, 간토대지진 당시의 증거 폐기와 역사적 사실 감추기에 급급한 일본 정치권과 왕실의 추악한 음모가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바로 이런 부분 때문에 삼류 국가 일본의 민낯이 여실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라 할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은 반드시 보아야 할 영화다. 학생들도 필수적으로 보아야 함은 물론 천 만 관객을 돌파하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미래도 더 이상 비전이 없다. 여전히 친일매국노들이 애국자로 위장해 설치면서 군대도 안 가고 군대를 욕보이고 굴욕적인 외교..

카테고리 없음 2024.07.12

까무룩,갑자기 아득해져요-김보람 동시집

아침 물안개 김보람 밥 짓는 연기가 고소한 냄새를 품고 강 위로 가득 피어오른다 이제 막 일어난 해님이 꼬르륵 모락모락 김부터 마신다 몽땅 사라졌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할머니의 보자기 할머니가 짐을 싼다 엄마 보러 간다고 보자기에 바늘 한 쌈 쪽가위 하나 고쟁이 하나 할머니가 짐을 싼다 큰오빠 보러 간다고 자꾸 짐을 싸다가 짐 싸는 걸 까먹고는 까무룩 잠이 드신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어려운 말 "빨리 조심히 와" 우리 엄마의 말 빨리 가면 넘어지고 조심히 가면 느린데 어떻게 가야 할까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춘천 가산초등학교에 다니는 홍솔 어린이가 선물로 준 동시집이다. 엄마가 쓴 동시에 직접 그림 작가로 참여해 당당히 이름을 올린 예쁘고 사랑스런 꼬마 화가다. 동시도 잘 쓰고 그림..

카테고리 없음 2024.07.11

쁘띠프랑스의 오후-권지영 시집

비의 은유 권지영 울적한 나날을 사흘 나흘 보내다가 불현듯 왈칵 쏟아내며 파안대소하는 비는 하늘의 웃음이다 목마른 땅, 쩍쩍 갈라진 농부의 가슴 보듬고 귀한 젖을 물려주는 비는 하늘의 모성애이다 생의 고달픔에 허덕일 때 어깨 토닥여주고 한없이 슬플 때 함께 서럽게 울어주고 더없이 기쁠 때 시원하게 박수 보내 주는 비는 온정을 베푸는 키다리아저씨다 실처럼 가늘거나 장대처럼 굵거나 귓전을 때리거나 한없이 고요하거나 수직으로 질주하거나 안개처럼 스며들거나 부드럽게 젖어 들거나 투박하게 때리거나 언제 어떻게든 변화무쌍한 비는 능력자다 비는 알면 알수록 깊어지는 순환계의 따뜻한 마법사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기다림 기다림은 나와의 약속! 내 작은 뜨락에 목마른 풀이 자랐다 어느새 기다림은 삶의 일부로 박혀버..

카테고리 없음 2024.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