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으로 가는 동백 흥승자 푸른 잎을 압도하는 붉은 빛 외겹 입술 단아하게 열어 황금빛 첫사랑 그 겨운 고백을 목숨 다해 뱉어냅니다 붉디붉게 피었다가 단칼에 툭, 툭 베어지는 아릿아릿한 저 젊은 열정을 휘감고, 부연 아지랑이 속을 출렁이며 걸음을 놓고 있습니다 아랫녘 강산이라도 아직 겨울 자락을 놓지 못하는데 잔설 위에 각혈 붉게 흩뿌리는 동백 어찌 이리 뜨거운지요 햇살에 기대어 남녘 산사를 찾아드는 길가엔 두고 간 絶命 詩들 낭자합니다 무심한 햇살도 따끈따끈 동토의 해동을 꿈꾸네요 일상의 일탈로 누리는 자연과 자유는 동의어여서 무디고 무뎌진 나의 심연에 젖줄처럼 찌르르 도는 시원의 강줄기 서럽도록 고운 남녘 산천 한 구비 두 구비에 그 시원의 물꼬를 터트리며 내달립니다 동백처럼 아린 젊음을 기억합니다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