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바람 황동남 엄마 아빠 묘소로 인사를 가니 엄마 아빠는 내가 오는 줄 벌써 알고 숲속의 오솔길을 말끔히 쓸어 놓고 돌아올 땐 내 마음 허전하다고 밤나무 흔들어 알밤을 톡톡 던져주며 잘 가라고 안 보일 때까지 들국화 잎 손 저어 배웅해줘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고드름 잠 깨어 문을 여니 처마 끝에 쪼르르 크고 작은 하얀 창들이 뾰족뾰족 금세라도 마당 가슴을 찌를 듯 바싹 성이나 꽂혀있네 애고 저러다 정말 마당 가슴을 찌르면 어떡해 해님은 어디서 뭐 하지 빨리 오지 않고ㆍㆍㆍ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밤하늘 해님이 종일토록 놀다간 자리 초저녁 아기별들 한 아름 가득 송이송이 찔레꽃 희뜩씌뜩 피어나 눈 맞춤 소꿉놀이 부싯돌 반짝반짝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동심으로 살고 싶다 빨주노초파남보 재잘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