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러는 졌으나 보름을 갓 지난 달은 부드러운 빛을 흔붓이 흘리고 있다. 대화까지는 칠십 리의 밤길, 고개를 둘이나 넘고 개울을 하난 건너고,벌판과 산길을 걸어야 된다.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 나오는 시보다 더 감성적인 대목이다. 오는 9월 6일부터 15일까지 봉평 일대에서 효석문화제가 열릴 예정이다. 메밀꽃밭 한가운데서 펼쳐지는 평창의 작가들과 함께 하는 소중한 시간에 초대한다. 날짜 별로 다른 작가들을 만나 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