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숨 이주영 어둠은 서로의 체온을 나누기 위해 적막을 끌어안는다 낮게 내려앉은 밤의 소리들이 불나방처럼 날아와 새벽을 훔치기 시작했다 길을 찾는 그믐달은 아직 발자국을 떼지 못했지만 몸을 달싹이는 태초의 소망 몇 가지가 보름달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무겁게 걸쳤던 어제의 굴레를 벗어놓고 말갛게 흐르는 은하수를 온몸 가득 퍼 담았다 냉기에 시달리던 과거를 씻기자 목련꽃 속살같이 피어나는 낱말들 상처를 동여맨 날숨의 순도에 녹색불이 켜지고 안에서 푸른 숨이 튀어 나왔다 과거와 현재를 알맞게 버무린 그 길에 내 삶을 끌어안은 돋을볕 하나 부시게 걸어오고 있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별을 팔아 봄을 샀다 우화를 꿈꾸던 꽃상여에 매달려 한 마리 나비로 날아갔다 그 후로 기억이 역류할 때마다 몸 속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