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꽃잎 사이 나를 숨기다안연옥마음 약한 일들다 봄에 있었다연약한 것들 다 봄에 모아놓고영원할 것 같이 화사하더니이내 파란을 엎질러 놓았다나긋나긋하던 말투들다 질겨졌다봄을 따라왔는데어느새 빗줄기에 갇혔다내 꿈은 제비꽃이나연분홍 홑잎에 숨는 일이었다숨어서 때론 쌀쌀해지자는 것이었는데결국엔 뒤끝들을 앓게 되었다지나간 꽃들,다 봄에 있는데우린 그 어느 봄으로도들어가지 못한다봄은 언제나 기다림 끝에서달아날 듯 들떠 있었다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기억의 집엄마를 뒤적이면낡은 옛집에 이른다기억이 가물가물한 엄마는 자꾸집이 이곳저곳을 옮겨 다닌다고 하지만사실, 옛집이 엄마를 기다린다는 것을엄마만 모르고 있다엄마와 나는 가끔 그런 옛집을 뒤져이것저것을 나누곤 한다마당에서도 곧잘 보이던별자리들은 내가 갖고새색시 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