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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 싼 강아지-평창군다함께돌봄센터(평창점)어린이 문집

평창군다함께돌봄센터 (평창점) 어린이들의 문집이 나왔다. 지난해부터 매주 화요일 '동시야 놀자' 수업을 진행하면서 모아 놓은 작품들 중에서 재미있고 기발한 작품들만 골라 동시집으로 엮었다. 시골 아이들의 맑고 순수한 동심의 세계가 저절로 웃음짓게 하는 문집속 150편의 동시들은 무엇보다 소중한 선물이 되어 찾아왔다. '동시야 놀자' 지도 강사인 김남권 시인의 초대 동시 '올챙이 아빠', '난 청개구리가 아니야', '별을 잡았어요'를 비롯해 어린이들의 동시로 김주혜의 '마음은 변덕쟁이'를 비롯한 12편, 이서진의 '엄마를 괴롭히는 방법' 외 12편, 신민하의 '달은 기분이 있을까' 외12편과 표제시가 된 임채유의 똥 싼 강아지, 임지유의 비밀의 문, 엄정빈, 엄현빈, 엄수현 남매의 동시 등26명 아이들의 ..

카테고리 없음 2023.07.19

구름이 꽃잎에게-정 령 시집

그와 그녀는 사랑하는 사이다 정 령 조각달이 구부러진 언덕길 지나 구름 뒤에서 내려온다 새들이 놀다간 전선줄에 가만가만 가다가 모로 앉는다 보다 못한 구름 툭 치며 말 걸어도 노란 궁둥이 씰룩인다 한 곳에 북 박아놓고 보름밤 살 냄새 지긋이 맡는 듯 한 소절 아리랑 콧노래 부르다가 두 소절 아라리요 듣다가 기다린다는 부푼 몸이 바람에 실려 오다 전선줄에 걸리고 보고 싶다는 처진 눈빛이 달의 오금에 매달려 흔들리면 달 토끼 덩더꿍 달뜬 공이질에 시나브로 둥둥 달아오른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녹턴 어둠이 빚은 달이 잘게 부서지면서 잔 별꽃을 만든다 달로 빚은 별꽃들이 은하에 쓸려서 대지를 내달린다 은하에 쓸려와 풀이 돋고 잎이 나며 어둠의 꽃이 핀다 어둠의 꽃들이 달이 낳은 별꽃들을 주섬주섬 그러모은다..

카테고리 없음 2023.07.18

박재삼 시전집

울음이 타는 가을 강 박재삼 마음도 한 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 햇볕으로나 동무 삼아 따라 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강을 보겄네 저것 봐, 저것 봐, 네 보담도 내 보담도 그 기쁜 첫사랑 산골물소리가 사라지고 그 다음 사랑 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나고, 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 와가는 소리 죽은 가을강을 처음 보겄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천 년의 바람 천 년 전에 하던 장난을 바람은 아직도 하고 있다 소나무 가지에 쉴새 없이 와서는 간지러움을 주고 있는 걸 보아라 아, 보아라 보아라 아직도 천 년 전의 되풀이다 그러므로 지치지 말 일이다 사람아 사람아 이상한 것에까지 눈..

카테고리 없음 2023.07.17

아득하고도 멀도록-김혜숙 시집

온다는 것은 김혜숙 피고 지는 일이 꽃만이 하는 일이 아니라 하니 사람의 일도 흐름에 가고 또 오는 것 봄도 때가 되면 그들의 생과 삶이 단단한 지면을 뚫고 용감이 온다는 것도 겨우내 우리가 모르는 그 어떤 것이 있었으리 바라지 않는다면 생각하지 못하는 것 그러나 다가선다는 것은 기다리는 것보다 기쁜 것 먼저 베풀고 먼저 열고 그보다 내가 넓어야 그가 온다는 것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깊고 푸르게 여무는 날 마른 창공은 문을 활짝 열어 받아들인다 벌과 꿀이 서로 안고 깊고 푸르게 여무는 날을 맞이하고 난 깊어가는 사랑의 전갈을 꽃송이에 밀어 넣고 그들의 답장을 나란히 펼쳐 보려 한다 아름다운 초원의 들녘 활짝 펼쳐진 칠월은 은밀하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그 사람 내 꿈발에 누군가 꽃씨를 심고 갔..

카테고리 없음 2023.07.16

예를 들어 무당 거미-박재삼 문학상 수상작품집

구름의 행로 복효근 어제는 바람이 서쪽에서 불어왔으므로 구름은 동쪽으로 흘러갔다 오늘은 바람이 불지 않았는데도 구름은 흘러갔다 아침녘엔 어치가 와서 놀다 갔는데 오후엔 물까치가 왔다 갔다 다시 새를 기다리는데 가까운 선배 모친 부음이 왔다 잠시 후엔 거리조차 먼 선배 모친의 부음이 왔다 둘 다 가고 싶지 않았지만 먼 쪽을 택해 조문을 갔다 빈소에 아는 조문객도 없고 해서 슬그머니 나와 바닷가 횟집에서 소주를 마셨다 아닌 쪽에서 부음이 오기도 하고 없는 쪽에서 구름이 오기도 한다 내가 가는 날 아주 먼 후배가 조문을 왔다가 가까운 중국집에서 짬뽕을 먹고 갈지도 모를 일 내일은 박새가 몇 마리 놀러 올지도 모른다 혹은 아무것도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예를 들어 무당 거미 무당이라..

카테고리 없음 2023.07.11

계간 한국미소문학 여름호

계간 '한국미소문학' 여름호가 나왔다 특별 초대석-나의 시, 나의 시론 신승민 시인, 초대 시인으로는 김남권 시인의 신작시 '북두칠성이 태어난 곳', 대표시 '부르지 못한 별의 노래' 등 두 편을 비롯해 서승석 송 진 김용원 김윤아 곽인숙 구봄의 이미루 시인의 작품이 수록되었다 정회원의 신작시로는 고계숙 오봉수 김주리 이은재 등 38명의 신작시와 동시 시조가 선보이고 있다 수필은 곽규민의 관계, 김도경의 어쩌다 고맙습니다, 김상우의 추억의 돈가스, 유수임의 나의 석촌 호수, 이순연의 나로부터 해방되기, 이영순의 냉이꽃 닮은 그녀는 등이 수록되었다 신인작품상으로는 이현진의 바램 외3편, 조정화의 물고기 홀릭 외3편, 신정옥의 어처구니 외3편과 당선소감과 심사평이 발표되었다 배선규의 짧은 시화, 특별 연재 ..

카테고리 없음 2023.07.10

한예원 캠프 시낭송대회

2023 한예원 캠프 창가자 시낭송대회가 7월 8일 오전 9시부터 개최되었다. 서울 부산 논산 창원 진주 창녕 괴산 공주 의령 산청 등 전국 각지에서 참석한 30여 명의 창가자들이 감동적인 시낭송을 선물했다 문병란 시인의 벙어리의 연가, 복효근 시인의 '어느 대나무의 고백', 김남권 시인의 '그대, 지리산으로 가라', 이생진 시인의 '아내와 나 사이', 김태근 시인의 '그대였으면 참 좋겠습니다', 도종환 시인의 '세시에서 다섯 시 사이', 정일근 시인의 '울란바트로행 버스를 기다리며', 신석정 시인의 '한라산은 서서', 송수권 시인의 '여승', 마종기 시인의 '우화의 강', 유치환 시인의 '수선화' 곽재구 시인의 '조선의 눈동자' 등 주옥같은 시들이 낭송되었다 이날 시낭송 대회 심사는 서수옥 시낭송가, ..

카테고리 없음 2023.07.08

시낭송 인문학 캠프

한국문화예술교육원 시낭송 인문학 캠프에 참여 했다. 경남 산청군 신안면에서 7일~8일 일박이일 일정으로 진행된 캠프는 7일 오후1시 김태근 원장의 환영사와 함께 '시낭송 인문학 여행'이라는 특강으로 문을 열었다. 두 번째 특강은 문진섭 그림내시낭송 회장의 박재삼 시인의 시와 삶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고 세 번째 특강으로 김남권 시인의 '시창작 기초와 시낭송'이라는 주제로 시를 보는 시선과 시의 영감 발견하기, 디카시 창작법, 재미있는 동시쓰기 등을 주제로 진행했다. 네 번째 순서로 복효근 시인의 시, 생명 가치를 옹호하는 한 방식'을 주제로 자작시 속에 나타난 생명의 발견을 강조했고, 다섯 번째로 나선 양곡 시인은 '우리 시의 흐름과 시낭송'을 현대시의 역사와 함께 풀어냈으며 마지막 순서로 등장한 한국공..

카테고리 없음 2023.07.08

부론에 깃들었다

달무리동인회 야외수업을 했다 원주시 부론면에 있는 짬뽕 타운에 모여 짬뽕과 쟁반짜장, 연태 고량주로 저녁을 먹고, 부론 강가 공원으로 이동했다. 섬강 줄기가 흘러가는 부론은 태기산에서 발원한 강물이 횡성 원주의 물줄기를 만나 섬강이 된다. 밤에 보는 강물은 숨죽인 여인의 슬픔 같다. 간이 무대가 있는 야외 데크에 앉아 시를 낭독하고 밤의 적막을 노래했다.

카테고리 없음 2023.07.07

그 달을 훔쳐 보다-강나루 시집

새싹비 강나루 봄을 알리는 비가 내린다 산과 계곡과 강가의 마른 풀들이 빗방울 흠뻑 머금은 채 온 힘을 다해 대지를 촉촉이 적신다 이 비 지나고 나면 땅과 하늘이 요동치며 거북이 등처럼 갈라졌던 틈바구니에서 봄을 화려하게 장식할 생명의 푸른 피가 넘실거릴 것이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너를 기다리는 시간 가을을 놓치고 간 동강의 굽이치는 능선 자락이 얼마 전 재 입대 한다고 찾아온 삭발한 청년의 짧은 머리카락처럼 허연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마지막 잎새는 지고 없다 나뭇가지마다 붉게 시린 눈망울이 허전한 강물 너머를 응시하고 노을만 바라보던 초저녁 달은 "오늘 하루 어떻게 지냈느냐"고 안부를 물어온다 너를 기다린 시간이 저물고 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멍 때리기 아파트 베란다에 앉아 먼 곳을 바..

카테고리 없음 2023.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