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기다리며권수진향유고래라 부르기도 하고 말향고래라고도 했다잠시 한눈팔면 중심을 잃고 쓰러지고 마는 거친 난바다에서부유하는 섬처럼 떠돌았다고래 심줄처럼 질긴 사랑을 놓지 못했다서로 지향하는 길이 달라서너는 뭍으로 진화하고, 나는 지금도 신생대 어디쯤 머물러 있다몇 헤르츠로 주파수를 맞추어야 할지 몰라멍하니 수평선만 바라보고 있다고래가 수면 위로 다시 떠오를 때까지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등대지기스스로 유배지를 자처하며 고립무원으로 사는 이들이 있다인적이 드물수록 절해고도의 비경은 장관을 이루었다바람을 타고 흘러온 홀씨들이 외딴섬 곳곳에 뿌리내린 곳기암절벽 사이로 갈매기 떼 날아와 둥지를 틀고 있었다알아주는 이 없어도 때가 되면 저절로 피는 것이 꽃의 방식이라면밤마다 어둠을 밝히는 것은 등대의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