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정우석 연분홍 진달래가 아래로 점, 점 소리 없이 가라앉고 있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뻐꾸기 울음이 바람에 뚝, 뚝 부러지고 있어 오늘의 나무가 어제의 나무보다 시무룩한 건 어째서일까 뼈마디 앙상한 손바닥 위에 진득한 시간이 달라붙어 있어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마른 번개 이번 주에 모일 수 있는 사람? 사촌이 얼마 뒤 외국에 가야 한대 그전에 모여 식사나 같이 하자 오랜만에 받은 문자에도 선뜻 그러자고 답하지 못하네 백신을 오늘 맞아서 힘들어 나는 다음 주에 맞아야 돼 그러면 나중에라도 한 번 모이자 기약 없는 다음을 예고하며 쓴웃음으로 사라진 번개 마스크 없이 다녀본 적 없는 외출 지난 설은 이미 집에 틀어박혔고 곧 다가올 추석도 엄두가 나지 않는데 창밖 하늘에 마른 번개가 치고 있네 ㅡㅡㅡ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