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숙증 저 어리광 어쩔거나 봄, 중천이 되어도 한겨울인 양 꿈쩍도 않는구나 입하 앞두고야 슬그머니 떠보는 눈 솜털조차 나지 않는 저 철부지 벌써 꽃이 피었네 어느새 기웃거리는 벌, 나비 잎, 자라지도 않아 달거리부터 온 조숙증, 저 대추나무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장마 한 달째 젖어 있는 칠월 온통 울음 머금더니 더 이상 견디지 못해 터지고 말았다 명치끝에 쟁여뒀던 울음 터질 때는 하냥 기다릴밖에 한없이 우울했다가 느닷없이 환해지는 국지성 소나기 퍼붓다 멈칫한 시간 한바탕 울음 쏟아지고 시침떼지만 물먹은 가슴 건드리면 맥없이 무너지는 강물은 조울증의 계절을 안고 벌건 흙탕물로 흘렀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어떤 이별 심장 한 쪽을 떼어냈다 나를 숨쉬게 하고 내 몸에서 피를 돌게 했던 너 오른쪽 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