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의 저녁 정우영 둘은 모녀간일까 길가에 놓인 운동기구를 타며 정답게 속삭이고 있다 지나가던 내 귀가 주욱 늘어나 두 사람 주변을 서성인다 이따 집에 가서 전 부쳐 먹자 비도 설핏 다가들고, 엄마 여기 오기 전에 저녁 드셨는데? 고기에다가 맛있게 내가? 내가 밥을 먹었어? 근데 왜 이렇게 배가 고프냐 들은 말들을 되새김질하는 것일까 걷는 내내 접힌 귀는 우울에 빠져 있었다 집에 다 와가는데도 처져 있어 귀에게 전했다 집에 가서 전 부쳐 먹을까? 귀찮다는 듯이 귀가 달싹인다 환영이야 환영과 환영* 사이 갈림길에서 서늘해졌다 안녕과 불안이 동시에 튀어나온다 *늘그막에 환영歡迎에는 환영幻影이 따라다닌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뻐꾸기 시계 -경주에게 아내 임종을 못 지켰어요 형, 옷 갈아입으러 돌아와 신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