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그늘에 앉아 우미자 내가 처음 벚꽃을 보았을 때 세상에는 이렇게 희고 맑고 순결한 꽃도 있구나 생각했지요 그 꽃잎 속으로 한없이 걸어 들어가면 천상의 세계를 만날 것 같았지요 그러나 지상의 벚꽃 그늘에 앉아 그 꽃잎들 어깨에 받으며 바람 불어 낭창낭창 꽃가지도 휘어지는 그쪽으로 삶을 따라갔지요 내가 처음 그 사람 만났을 때 세상에는 저리도 희고 맑고 순결한 벚꽃 같은 사람도 있구나 생각했지요 벚꽃 길 한없이 걸어가다 보면 생각보다 먼저 마음이 가닿는 사랑 깊은 뿌리까지 내려가 꽃잎으로 피던 사랑 벚꽃 길 걷다가 가만히 그늘에 앉아 한없이 깊고 순결한 그의 생애를 꽃잎마다 새겨서 내 삶의 화첩으로 만들었지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모과 한 알 가을 정원에 갔다가 떨어진 모과 한 알 주워 왔다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