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나무 박만진 봄비가 오면 올수록 더워지는 게야 송이송이 풋 송이 푸른 가시 보아! 여기저기 밤나무, 밥 나무인 게야 밤벌레가 벌레면 밥벌레도 벌레야 생밤도 맛있고 군밤도 맛있고 먹으면 먹을수록 배가 부른 찐 밤, 가을비가 오면 올수록 추워지는 게야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밑줄을 치다 아직도 너는 손뼉을 치며 반딧불이를 쫓아 다니느냐 마을 길 코스모스꽃들은 벌써 분단장을 끝냈어라 너는 아직도 맨발인 채로 고추잠자리를 쫓아다니느냐 이 밤도 하늘의 뭇별들은 반짝이는 꿈을 꾼다 저 별은 내 별이고 네 별은 저 별이고 저 귀뚜리 내 귀뚜리 네 귀뚜리 저 귀뚜리 지금 나는 윤동주 시집에 못내 빠져 있고 내 귀뚜리 소리가 열심히 밑줄을 치고 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걷쥬 크지도 작지도 않은 은석저수지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