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엄현국 시가 떠도는 하늘엔 슬픔이 잔뜩 웅크리고 있습니다 슬픔은 햇빛을 외면합니다 고독은 별빛을 외면합니다 외로운 새가 희망을 쪼아 먹습니다 봄이 오면 산과 들에 피어나는 그리-움으로 연둣빛 시가 돋아납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별의 온도를 잰다 요즘, 매일 코피가 난다 새벽 기도를 위해 세수를 하다 보면 월경 같은 뜨거운 것이 터널을 빠져나온다 코피를 멎게 하려고 물구나무를 서다 새벽하늘 슬픈 별을 보았다 아무도 없는, 썩어가는 작은 공간에서 수갑처럼 옥죄는 그리움을 멈출 생각이 없나 보다 술잔에 불을 붙이듯 밀려오는 열기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아픔을 대변한다 굴비처럼 묶었던 손등에 떨어지는 싸늘한 무덤의 흔적을 발견하고 차가운 별의 온도를 잰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꽃잎 속에 꽃이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