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방울꽃 이아영 초대 받아 먼 길 떠난 조붓한 샛길 누구를 기다리다 해마다 그 자리에 꽃등 내거나 오롱조롱 방울소리 들릴 듯 말 듯 은자골 막걸리 그윽한 맛에 취해 노을빛으로 흔들리네 저무는 성주봉 산기슭 꺼지지 않는 혼불이 되어 천년 어둠 밝힌 꽃등 저리 환하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소, 길들이기 흰 벽을 마주하고 가부좌를 튼다 눈은 반쯤 뜨고 내 무릎을 칠 번개를 찾는다 배꼽 밑 단전에다 숨을 멈추고 내쉬는 동안 허벅지 밑 종아리로 개미 몇 마리 스멀스멀 기어간다 일광욕을 즐기다 시간을 놓쳐버린 지렁일 개미 떼가 어디론가 끌고 간다 잠시 감기는 눈을 치켜 떠보니 처마 끝에 풍경은 잠든 지 한참인데 종각 안에 나래 펴는 그녀는 누구인가 청산은 묵묵히 자리 잡고 있는데 백운은 어디까지 떠다니는지 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