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엄마는 예스맨-최돈수 동시집

김남권 2023. 4. 26. 07:41

사랑나무

최돈수

엄마는 나를 보고
시냇가에 심은 나무래요
아빠도 나를 보고
목마름이 없을 아이래요

엄마 아빠의 사랑으로
아빠 엄마의 믿음대로
엄마 아빠의 말씀대로
보배로 자랄 거에요

꽃보다 예쁘게 자랄 거에요
꿈꾸는 시간
미소 가득한 얼굴로 바라보는
사랑나무가 될 거에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노래가 샘솟는 날


새 신을 신는 날 내 키가 커져요
으쓱으쓱 쑥쑥쑥
새 신을 신는 날 내 마음이 기뻐요
야호야호 야야호
새 신을 신는 날 내 눈이 빛나요
반짝반짝 반짝반짝
새 신을 신는 날 나는 자꾸만 걸어요
사뿐사뿐 사뿐

새 신을 신는 날 나는 노래해요
자꾸만 노래가 나와요
준성이 입에서
노래가 샘솟는 날은
새 신을 사는 날,
새 신을 신는 날
랄~라 랄라 랄라랄라 라
새 신을 사는 날,
새 신을 신는 날
내 기분 최고야 최고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손 그네


오른손으로 엄마 손 잡고
왼손으로 아빠 손 잡고
그네를 탑니다
하나 둘 셋
슈웅~
파란하늘 높이
슈웅슈웅 날아요

오른손으로 엄마 손 잡고
왼손으로 아빠 손 잡고
멀리뛰기 합니다
하나 둘 셋
졸졸졸졸 시냇물도 슈웅슈웅 건너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해비 소낙비


해비 소낙비가
퐁당퐁당 퐁퐁당
여름 바다에
퐁당퐁당 퐁퐁당 내려요
퐁퐁 톡톡 퐁퐁 톡톡
팝콘처럼 튀어요
퐁당퐁당 퐁퐁당
퐁퐁 톡톡 퐁퐁 톡톡

빨강 수영복 친구도
퐁퐁당
노랑 수영모 쓴 친구도
퐁당퐁당 퐁퐁당
초록 튜브 탄 친구도
모두 모두 퐁퐁당
해비 소낙비 잡으러
퐁당퐁당 퐁퐁당

엄마도 퐁당퐁당 퐁퐁당
아빠도 퐁당퐁당 퐁퐁당
피서객 모두 퐁당퐁당 퐁퐁당
바다는 퐁퐁 퐁당퐁당 퐁퐁당

신나는 물 폭죽 잔치 열려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우리 엄마는 예스맨


우리는 엄마를 사랑해 사랑해 하지만
옷 줘, 밥 줘, 데려다 줘 떼만 쓰지요
엄마 손길 닿는 곳마다 나팔나팔 나팔꽃 피고
엄마는 에그, 에그 하다가도 egg를 주지요

우리는 내 엄마라고 서로 우기지만
싫어요, 안 해요, 화나요 고집부려도
엄마는 끝까지 사랑 주는 천사
엄마는 언제나 YES, YES, OK, OK 하지요

우리는 엄마를 좋아해 좋아해 하지만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는 엄마 보고도
우리 집 네 남자, 노래해 운동해 장난만 쳐도
엄마는 그래, 그래, 그래맨이지요
엄마는 나의 천사, 우리의 태양이지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최돈수 시인의 시 정신은 자연, 생명, 사랑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이 세 개의 명사는 하나의 고리로 연결되어 있으며 어느 하나가 빠졌을 때는 다른 하나도 완벽한 가치를 구현하지 못하고 홀로 서지 못한다. 최돈수 시인은 자신 삶의 전 과정을 통해서 이를 체득해 왔다.
특수보육시설에서 아이들과 생사고락을 같이하는 일도 운명처럼 자신에게 다가온 일이라며 사명으로 받아들인 결과였던 것처럼, 책에 실린 동시 70여 편의 편편마다 자연, 생명, 사랑이 하나의 순환 고리로 연결되어 있다. 이 연결고리는 따뜻한 순간들을 이어가고 그런 숨결들이 우리의 호흡 속으로 들어와 고른 숨을 쉬게 한다. 그 숨이 혈관 속을 넘나들며 진심인 순간들로 깊은 파도가 되어 우리의 감정을 요동치게 한다.
-김남권 시인 아동문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