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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빛깔-심우천 시선집

김남권 2024. 8. 10. 08:39

시골학교

심우천

소곤소곤 재깔재깔
시골학교 아이들이
오색풍선 두둥실
그네를 탄다

빙글빙글 순이는
햇님이 되고

싱글벙글 철이는
달님이 된다

까아만 눈을 반짝반짝

오색풍선 부푼 꿈에
우주가 활짝

시골학교 운동장엔
아주아주 커다란 우주가 큰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연못 속

한낮 비 개인 뒤
연못 가운데
오색 다리 놓였다

연꽃 아씨
하늘나라 초대받고
다릴 놨나 봐

잉어 도령 가고파
빠끔빴끔 풍선 날리며
꼬리를 친다

왕자 같은 해님이
빙그레 빙-그-레 웃어주니까
연꽃 아씨 부끄러워
빨개진 고 얼굴을
연못 거울에 비춰보고
실곰히 살곰히 웃음 터진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솔숲에서

산심이 깊어
멧새들의 밀어가
신화를 엮는 곳

솔꽃 내음은
산향의 향기
그늘에 핀 진달래꽃
피보다 붉다

절벽에 이끼
해오 삶을 향해
발돋움 치는데

솔숲 사이로
해맑은 메아리
창공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