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들렀다가 토끼를 만났다
깊은 산속에서 나온 토끼는 책을 보고 있었고
의자에 앉은 토끼는 풀을 뜯어 먹기도 하고
아이들과 장난을 치며 놀고 있었다
제발 육식 동물들이 채식동물을 잡아먹으면서
순직한 척, 착한 척, 위선 떠는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인간은 그들의 영역을 잠시 빌려 살다가는 채무자인 것을, 점령군이 아니다
새해를 하루 앞둔 지금, 눈속에서 살아 남아야 하는
고라니 너구리 산토끼가 있다
도심의 심장속에도 있다
계묘년 토끼를 바라 보다가, 한 해를 살아남을 걱정이 앞선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서점에 아이들 손을 잡고 온 부모와 젊은 사람과 나이든 사람과 착한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