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날리기
유인자
꼼짝없이 공부를 했더니
귀에서 매미 소리가 난다
맴맴맴맴맴맴, 맴맴맴맴맴맴
농구대에 공을 넣으며
매미를 한 마리씩 꺼낸다
맴,맴,맴,맴,맴,맴 맴,맴,맴,맴,맴!맴
귀에서 놀던 매미들이 다 날아간다
귀가 뻥 뚫렸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뒤집기
아기가
막 느낌이 왔나 봐요
어깨를 세우고
다리를 박차며
힘껏
콧바람을 날리니
하늘이 훌떡 넘어가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고놈 참
안 간다고요
안 가요
안 가
더 놀다 가요
더 놀아요
더 놀아
엉덩이 뒤로 빼고
팽팽하게
할머니와
줄다리기 하는
줏대 있는 강아지를 봐
휙,
고개마저 돌리고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유인자 시인은 강원도 소양 호수 근처에 살며 자연의 변화를 감지하고 그들과 교감하며 아름다운 동시를 풀어낸다. '척하면 척'은 자연의 마음을 가진 시인이 시를 쓰고 싶어 견디지 못하고, 있는 그대로 아무 꾸밈없이 쓰고 싶은 대로 쓴 서정성 짙은 시집이다.
이 시집을 읽는 독자들은 자연 속에 사는 시인이 쓰는 시를 통해 세상 속에 있는 모든 것들의 한 편 한 편의 아름다운 시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이창건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