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장승진
성스러운 예언처럼
부드러운 바람이 분다
온전히 만들어 선물로 맡겨둔 지구를
어루만지듯
나뭇잎과 깃발 통해
자신을 드러내는 이여
미세한 진동만으로도
우리보다 더 빨리 우주를 지각하는
곤충들과 벌레와 동물들
그들이 보내온 오랜 경고에도
우린 애써 피하거나 다투기만 했다
내 몸이 아파봐야 아픔이 보일까
멸종의 문 앞에 서서야
위험을 느낀들 무엇하랴
슬픈 진실 위로 바람이 분다
강이 마르고 산불 솟는 뒤편에서
폭우를 동반한 허리케인이
베틀을 지붕 위로 당기고 있다
부르르 몸을 떠는 산맥들
해독 불능의 메시지를 눙친 채
부드러운 손길로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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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나무 한 그루를 심으면 백 년은 대추가 열린다.
뻐꾸기는 아프리카에 가서 겨울을 나고 봄에 온다. 일본은 방사능 오염수를 태평양에 들이 붓고 있다.
이 이후에 지구 환경문제를 논한다는 것은 인류의 위선이다.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면 끔찍한 일이다. 지구도 언젠가는 집으로 돌아 갈텐데 ᆢᆢ
-이상국 시인
기후재난과 생태환경 위기는 전쟁보다 무서운 인류 생존의 문제로 다가왔습니다. 장승진 시인은 간결한 언어와 사자을 곁들여 우리의 가슴에 파고들어 감동을 줍니다. 맑고 순수한 열정을 담은 시집을 추천합니다.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