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동안의 숙제를 끝냈다
심봉순 소설가의 장편소설 '화전'을 다 읽었다
다른 일을 하며 틈틈이 보게 된 '화전'은 심봉순 소설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배추' '제천' '화전'으로 이어지는 심봉순 소설의 카테고리가 완성되는 느낌을 받았다
소설 '배추'가 농촌의 현실을 그린 서정적 리얼리티였다면 '제천'은 심봉순 소설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충격적인 작품이었다
그리고 다시 2년에의 시간만에 샤머니즘과 환타지를
접목한 소설 '화전'을 출간한 심봉순은 작가의 말에서 글이 막힐 때마다 새벽 등산을 하며 근기를 잡았다고 한다
2년 동안 등산을 하며 끈기를 세우고 이야기를 만들고 상상의 알레고리를 연결한 의미를 알 것 같다
그가 작가의 말 말미에 '이 소설은 이 한 권으로 끝날 수가 없는 소설이었다. 나도 어떤 이야기가 숨었는지 알 수가 없다. 서두르지 않는다. 장마철이면 굴에 물이 차오르듯 이야기가 차오르고 차오르다 주체 못해 흘러넘치면 그때 국자나 숟가락으로 조금씩 퍼담으면 될 터이다'라고 밝히고 있듯이 나 역시 이 이야기의 후속편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소설의 제목이 시사하는바처럼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왜 굳이 제목을 화전火田ㅡ花田ㅡ華傳으로 정할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하게 된다
아마도 이후의 전개에선 윤주와 별이 옥화와 거산의 이야기를 끌고 광자를 소환해 오는 판타지즘이 실현되지 않을까 벌써 기대가 된다
심봉순 작가가 '메밀꽃 필 무렵'의 이후 소설 '메밀꽃 질 무렵'을 통해 주인공들의 괘적을 따라갔듯이 '화전' 이후는 아마 '별의 흔적'쯤 되지 않을까?
자신의 내면에 드러나지 않은 굴 하나씩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의식을 소환하여 상상에 몰입하게 한
작가의 웅숭 깊은 관찰과 사유, 그리고 흩어지지 않고 펜의 흔적을 남겨준 지문과 묘사에 존경과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