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장맛문진섭할머니의 장맛에는손 없는 날첫 별떠오를 때정갈한 마음을 담아고수래를 담은정성스런 발걸음이었다장독 뚜껑에 내린 안개를 거두어낼 때할머니는 꺾인 허리춤에 흰 헝겁 차고삼신할매 모시는 듯 정성을 다하면그때야 장독은 숨을 쉬며온갖 정성을 담았다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초저녁 첫 별이 뜰 때별은뜨는 것이 아니라밤이면피어나는 꽃이다가만히 들여다보면아름다운 그대를만나게 되는아름다운 인연이다바다보다 깊은천리 밖저녁 첫 별이 뜰 때세상 칸 칸마다맑디맑은 종소리가 울리고나는 그대를 찾아올 것이다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동백봄날수술실에 누워 마취주사를 맞기전딱, 그때 떠오르던 노산공원 동백꽃들온몸에 비늘을 덮고마취 바늘을 달고 있는 내 몸속을 헤엄치고 다닌다동백꽃 파편들이 은물결처럼 부서지며수술실 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