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의 소설집 '노랑무늬영원'을 읽었다.
이 소설집은 2012년에 출간하고 2024년 재판 10쇄로 선보인 작품집이다.
밝아지기 전에, 회복하는 인간, 에우로파, 훈자, 파란 돌, 왼손, 노랑무늬영원 등 일곱편의 단편 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이 소설들은 원고 청탁을 받지 않고 썼다. 혼자서 써놓고는 서랍에 넣어두고 생각날 때마다 열어 조금씩 고쳤다. 그렇게 한 편 쓸 때마다 여러 달 시간을 들여서인지 책 전체에 나 자신이 묻어나는 느낌이다. 물론 개인적인 경험들을 직접 옮겨 놓은 것은 아니지만, 돌이킬 수 없이 배어든 정서들이 있다. 두텁디두텁게, 간결하게, 때로는 이상하리만치 선명하게, 찌르듯 고통을 주며,
알고 있다. 이 소설들을 썼던 십이 년의 시간은 다시 돌아올 수 없고, 이 모든 문장들을 적어가고 있었던 그토록 생생한 나 자신도 다시 만날 수 없다.
그 사실이 상실로 느껴져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결코 작별의 말이 아니어야 하고, 나는 계속 쓰면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니까.
-작가의 말 중에서
한강 작가의 문체와 심상이 그대로 드러나는 소설집이다. 작가의 말에서 언급하고 있듯이 한강 작가의 소설의 행간은 빈 틈이 없다.
두고두고 퇴고를 하며, 글자 하나 하나에 못을 박은 단어들이 문장을 완성할 때마다 독자의 심장에도 콕 들어와 박힌다.
해바라기 속에 틀어박힌 노랑무늬영원의 시간을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