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의 무게
황인두
그대의 이름은 헌법이라
국민의 가슴에 새겨진 약속이었거늘,
어느 날, 그 약속 위에 그림자가 드리우고
정의는 깊은 어둠 속에서 떨고 있었다
우두머리라 불린 이는
침묵 속에서 신념 아닌 욕망을 노래하며
헌정의 다리를 무너뜨리고자 했네
그 다리 위를 걷는 국민의 발걸음은 무겁고도 조심스러웠다
탄핵의 이름으로 묻는다
계엄의 칼날은 무엇을 겨누었는가?
국회의 숨소리를 막고
자유를 두드리던 손을 떼게 한 이는 누구인가?
검찰의 기록 속에 새겨진 흔적
그 속에 담긴 진실은 거짓을 찢고
빛으로 나와 헌정의 수레바퀴를 돌린다
법이 숨을 쉬고, 정의가 다시 걷는다
이 나라는 국민의 것이기에
헌법은 부서지지 않는 약속이기에
그대여, 진실의 눈으로 보라
역사는 침묵하지 않는다
우리가 다시 세울 다리는
정의와 자유의 강 위에 놓일 것이다
국민의 손으로, 국민의 목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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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한 미꾸라지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 속을 휘저으며
고요한 연못을 혼탁하게 한다
미련함은,
그저 작은 파동이라 여겼건만
어느새 물길을 막고
강산을 뒤엎는다
하늘 아래 모든 생명은
물 없이 살 수 없고
공기 없이 단 한 순간도 견디지 못한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오직 국민에게 있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러나 미련한 미꾸라지 한 마리가
그 주인을 외면하고
주인의 삶을 짓밟으려 한다
탐욕과 욕심이
하늘을 찌르듯 쌓이고,
이 미친놈의 광기는
온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든다
미련한 미꾸라지의 약은
몽둥이뿐,
이제는 끌어내야 한다
주인이 두 다리를 쭉 뻗고
평온히 잠들 수 있도록,
맑은 물이 다시금 흐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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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사의 자식들아
너희가 법의 이름을 걸치고
헌법의 옷자락을 찢으며
국민의 피와 땀을 짓밟았구나
너희 손에 묻은 부정과 탐욕,
그 끝은 어디인가?
젊은 심장이 떨치고 일어나
정의의 깃발을 높이 들 때,
생계를 뒤로한 서민의 손이
진실의 맹세를 하늘에 맹세할 때
너희는 한남동의 벽 뒤에 숨어
경호라는 철창에 너희 악을 숨기려 했구나
헌법은 울부짖고
법체계는 너희의 발아래 무너졌으며
경제는 너희 욕망의 불길에
타들어 가 재가 되었구나
성경에 기록된 독사의 자식들이여,
너희는 용서받지 못하리라
역사의 법정은 반드시 열리고
깨어난 시민의 목소리는
천둥처럼 울릴 것이다
독사의 자식들이여
너희가 유린한 이 땅의 고통과
부서진 체계의 잔해 위에서
우리는 다시 일어설 것이다
역사의 불꽃이 타오르리니
너희 이름은 재와 먼지가 되어
바람에 흩날릴 것이다
깨어난 시민의 외침 속에
우리 후손의 희망은 빛나리라
너희를 넘어설 우리의 자유와 정의는
결코 꺼지지 않는 등불이 되어
이 땅의 길을 비출 것이다
용서받지 못할 독사의 자식들아,
너희는 끝내 사라질지니
우리의 영원한 투쟁과 승리가
너희 죄악의 끝을 알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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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고개를 들어라
땅으로 흘러내린 자존심이
먼지처럼 가벼워지는 순간에
국민의 눈빛은 차갑다
그러나 그 차가움 속에는
너를 다시 일으키고픈
절박한 염원이 있다
모든 것을 자백하라
너의 이름을 새긴 법 앞에
그 법이 너를 덮칠지라도
흔들림없이 서라
사형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그 한 마디로 남을 이끄는
마지막 한 걸음의 귀감이 되어라
구차한 핑계는 없다
오직 내려놓음만이
부끄럽지 않은 이름으로
너를 남길 것이다
-시인의 말 전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