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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은 밤에 운다-김기린 디카시집

김남권 2024. 9. 15. 06:58

김기린의 디카시들을 읽으면서 메를로 퐁티를 떠올렸다. 그가 죽기 직전에 쓴 에세이 눈과 마음에서 자신의 후기 사상에 속하는 타인과의 소통과 사고가 어떻게 지각의 영역-곧 우리에게 진리를 전수해 주는 영역-에 자리를 잡았다가 그 영역을 넘어서는지를 보여주는 일을 이야기한다. 디카시 역시 먼저 봄-사진이 보여주는 너머의 세계-
을 통해 시인은 독자에게 문자를 추가하여 완성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또한 디카시는 사진과 문학의 만남을 통해 미학-중심개념인 미와 예술을 완성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김기린의 디카시가 남다른 점은 사진의 아름다운 포착과 문장의 미려함이 탁월하다는 것이다. -임창연 시인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