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맞이
강 수
아이야,
떠오르는 해의 배경은 왜 어둠이어야 하는지 아느냐
아이야,
어둠을 견뎌내지 못한 사람은 왜 저 해를 보지 못하는지 아느냐
아이야,
사람이 왜 어둠 속에서 두 손 모으고 간절해지는지 아느냐
아이야,
왜 어둠 속에서 우리 가슴이 쿵쾅 소리를 내며 용솟음치는지 아느냐
보잘것없는 삶들이 모이고 모여 세상을 움직이고
조그만 웃음소리들이 모이고 모여 하늘을 이루고 있으니
덩실덩실 춤을 추며, 이제는 웃으며 살아야겠다
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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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의 삶
물고기야 억울할 법도 하다
뜬금없이 하늘에서 내려온 미끼를
이리지리 재다가
덥석 문 죄밖에 없으니
누가 먹을 것으로 장난칠 것이라 생각했겠는가
떡밥!
밥의 노예가 되어
절망스러운 웃음으로 밥값을 치르고
밥 먹기 위해 서 있는
사람들
오늘 하루도 잘 버텨 내었다
오늘 하루도 잘 살았다
누군가 먹다 남겨준 밥을
행복하게 먹다가
이유도 모르고 낚여 올라가는
삶
그래서, 오늘도 달을 올려다보는 개처럼
그것을 기다리고 있느니
늘,
떡밥!
에 눈이 돌아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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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빨간 우체통
그곳에 가면 빨간 우체통을 볼 수 있다
고개를 갸우뚱 바다 쪽으로 기울인 채
바다가 보내오는 편지를 모아두는 우체통을 보게 되면
누구라도 편지를 쓰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리라
괭이갈매기가 소인을 찍어 보내는
파도의 푸르게 푸들거리는 등허리를 하루 종일 쓰다듬다가
나는 빨간 우체통을 찾아 떠나지
어깨에서부터 허리로 흘러내리던 기다림이
망부석처럼 서 있는 빨간 우체통
그곳에서 익어가는 빨간 사탕 하나를 만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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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의 일부는 제주도에 대한 헌시적 성격을 띠고 있다. 대개는 가족사의 서사를 얼개로 제주도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 시 (한라산)는 각성된 역사적 자아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제 때가 되었네"라는 시구의 반복은 역사적 시기의 도래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과 동시에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천명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시집 전체를 살펴보며 인상적이었던 것은 각 부의 맨앞에 실린 시였다. 의도적으로 배치했을 법한 시편들은 노래 혹은 오페라 대사에 가까운 운율을 가지고 있다.
-우대식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