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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이 살짝-배정순 시집

김남권 2025. 3. 28. 09:08

풋과일

배정순

풋복숭아
풋자두
풋사과

'풋'은
기다리라는 말이야

덜 익은 과일 먹고
배 아팠던 적 있지?

'풋' 자 뗄 때까지
기다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노크하는 바람

호수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고?

바람, 너는 안 돼!
호수 위를
노크해도 소용없어

그냥 물 위에서
살랑살랑 춤추며
놀다 가렴

구름도 나무도
그림자만 들여보내잖아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우리 동네 작은 도서관

맛있는 책 밥상 차려 놓고
마음이 고픈 사람
누구나 와서 먹으래요

마음껏 골라 먹을 수 있고
누구나 와서 먹어도 되는 곳

마음 밥상 차려 놓고
오늘도 기다려요

마음 밥 먹으러 오세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 책의 동시를 읽으면 재미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동시 내용을 상상하고 그려 볼 수 있다.
물방울과 물방울이 손을 잡는다 동시처럼,
신선한 내용이 신비하기까지 하다.
다양한 소재의 동시들이 상큼한 언어로 숲을 이룬다. 이런 동시는 어린이들에게 잘 익은 자양분이고 정신적인 건강을 지켜주는 녹색 채소 같은 것이다.
-남진원 아동문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