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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강성남엄마는 나를 꼭꼭 접어 봄 속으로 내보냈다괴어놓은 돌이 자주 흔들리는 정릉동 산허리, 새 교실 맨 앞자리엔 고향에 두고온 책상이 따라와 있었다 버스를 타고 광화문 앞에서 내리면 종로소방서가 보일 거야 청진약국을 끼고 한옥 담장을 따라가 서울 지리에 깜깜한 나는 아담한 '아담'이라는 요정을 용케 찾았다 커다란 나무 대문 안에 연못, 수면에서 반짝이던 물비늘이 일제히 나를 비추었다 마루엔 속저고리만 걸친 여자들이 화투를 치고 세상의 꽃들은 모두 모여 피고 있었다 주인 마담은 내 이름을 안다고, 빳빳한 지폐 한 장을 쥐여주었다 진홍색 모란처럼 온몸이 물들어 나오는 내 귀엔 드르륵 장지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열세 살 분홍 원피스엔 자꾸만 꽃가루가 달라붙었다봄이 그려준 약도 한 장 들고, 봄 속의 봄을..